김종욱 한국체육대학교 총장
양궁 조윤정, 레슬링 심권호, 배드민턴 박주봉ㆍ방수현, 쇼트트랙 안현수, 유도 조민선, '우생순' 핸드볼의 임오경ㆍ오성옥 등 기라성같은 스포츠 스타들을 배출한 대학이 있다. 한국 스포츠의 메카 한국체육대학교다. 한체대를 이끄는 김종욱 총장은 '매혹과 열광'을 일독할 것을 권했다. '어느 인문학자의 스포츠 예찬'이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스포츠만이 가진 매력을 잘 보여준다. 김 총장의 스포츠 예찬론을 들어보자. < 편집자 주 >
[총장님의 책 18편]"스포츠에 열광하라, 삶을 사랑할 수 있게 된다"
김종욱 한국체육대학교 총장이 말하는 책 "매혹과 열광"
1982년 개막한 프로야구는 스포츠를 통한 우민화 정책이라는 혐의가 덧씌워졌다. 2002년 한ㆍ일 월드컵의 열기는 대중을 동원하는 기제로서 스포츠의 민족주의나 상업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담겨있기도 했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운동을 통해 발산되는 에너지만큼 인간을 매력적인 존재로 만드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이 책은 잘 보여준다. 이 책은 우리가 스포츠에 열광하면서도 스스로 품격을 부여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보다 높은 곳으로 끌어올려준다. 이를 위해 저자는 스포츠가 가진 매혹들을 이야기한다.
스포츠의 보편적인 매력을 구성하는 요소는 무질서의 혼돈을 뚫고 피어나는 아름다운 형상들, 인체의 한계지점을 넘나드는 활력과 기술, 정확하고 신속한 소통과 팀플레이, 인체와 도구(말, 자동차, 자전거, 라켓, 총)의 환상적인 조화, 절묘한 타이밍 등이 선사하는 쾌감이다. 이런 요소들은 경기자든 관객이든 그 순간에 '집중'하고 '몰입'하게 하는 신비한 힘을 발휘한다.
또 스포츠는 폭력의 본질을 구분하고, 극한의 고통을 이겨내는 상황을 통해 인간이 얼마나 나약하고 보잘 것 없는 존재인지를 깨닫게 함으로써 겸손함과 함께 영웅적 면모를 드러내게 하는 드라마틱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스포츠는 이런 모든 미적 경험을 언제든 함께 누리는 개방성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기 중에 드러나는 동작을 통해 수없이 단련된 동작이 뿜어내는 초인적인 활력을 경험하게 해준다. 그 계산되지 않고 무의지적인 움직임을 통해 느끼는 '우아함'은 어떤 이해관계와도 무관한 순수한 행위라고 볼수 있다.
저자는 스포츠가 궁극적으로는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런 고마움이 운동선수들 개인에 대한 고마움이라기보다 삶에 대한 근본적인 애정이나 애착과 직결된다고 주장한다. 스포츠에 대한 찬사는 일상적인 경험에서는 얻기 어려운 삶의 충만함이나 삶의 애착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그 같은 '고마움'을 잉태한다고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스포츠를 통해 드러나는 '경쟁'이라는 요소를 날카롭게 지적하는 저자의 시선도 탁월하다. 저자는 스포츠의 매력이 '아곤'(agon, 경쟁)이 아니라 '아르테'(arete, 탁월함을 향한 노력)에 있음을 강조한다. "스포츠를 통해 탁월함을 추구하는 행위가 경쟁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저자는 "경쟁이 탁월함을 추구하는 노력을 뜻하는 것으로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점잖게 타이른다.
스포츠는 승리와 패배를 넘어서서 완벽한 모습을 향해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을 이어가는 노력 그 자체인 것이다. 그야말로 자신을 완전한 존재로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행위라고 기술하고 있는 것이다.
최고를 향한 스포츠의 도전의식이야말로 경쟁을 넘어서 인간 승리의 신화를 만들어낸다. 이는 우리 대학이 추구하는 스포츠 정신이기도 하다. 집중과 몰입, 승리를 향한 열정이 그 안에서 긍정적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해 준다.
우리 대학이 길러내는 훌륭한 선수들이 그 몸으로 빚어내는 아름다움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큰 에너지를 선사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이 책을, 말없이 스포츠 경기를 감상하고 있는 팬들에게 권하고 싶다. 스포츠는 한 인간을 완전한 존재로 만들어가는 리더십 교육의 핵심인 것이다.
< 한국체육대학교 총장 김종욱 >
'매혹과 열광'(한스 U. 굼브레히드 지음ㆍ한창호 옮김/돌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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