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상용차 입찰경쟁서 현대차 제쳐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2위의 반란?'
월 3000대에 불과한 시장에서 타타대우가 '거대한 산'인 현대차를 상대로 깜짝 선전을 펼쳤다.
지난달 말 실시된 국방부 상용차 입찰 경쟁에서 타타대우가 5t과 9t 트럭 입찰에서 현대차를 눌렀다. 총 입찰대수가 386대였는데, 이 가운데 타타대우가 266대를 따냈다. 이 회사의 월 최대 생산대수가 1000대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현대차는 나머지인 120대를 가져갔다. 비율로 보면 타타대우가 58%, 현대차는 42%를 나타낸 것이다.
국내 중대형 상용차 시장 비중이 현대차 50%, 타타대우와 나머지 수입차가 각각 30%와 20%의 구도로 형성돼 있는 만큼 이번 입찰 결과는 다소 의외라는 게 업계의 견해다.
타타대우는 지난해 10월 대우자동차판매와 결별한 이후 독자 판매회사를 세우면서 영업력이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에는 자칫 스크랩 위기에 처할 뻔했던 유로4 기준 트럭 재고 90대를 모두 판매하면서 역대 최고인 월간 626대의 내수 판매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유로5 트럭이 시판된 이후 유로4 트럭의 판매 시한은 3월 29일로 정해졌다. 이 시기를 넘긴 제품의 경우 고철로 분해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어서 분주히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현대차 파업을 틈타 대형트럭 시장에서 불과 5대 차이로 1위를 차지하는 등 현대차의 '심기(?)'를 건드렸다.
현대차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1위를 뺏긴 직후인 지난해 12월 이 회사 영업직원들은 전월대비 대형트럭 판매대수를 2배 늘리라는 지침을 받았다.
지난 2월에는 세계 최초로 27t짜리 초대형 트럭을 출시했다. 기존 최대 규모 트럭은 25.5t이었는데, 이보다 1.5t이 큰 것이다.
트럭은 가급적 한번에 많은 짐을 운반해야 하는데, 현대차는 초대형 트럭을 출시해 이 같은 수요를 충족하도록 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7t 트럭은 출시 첫 달 무려 49대가 팔리는 '대박'을 일궜다. 초대형트럭이 한달에 50대 가까이 판매된 것은 매우 드물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지난달에도 21대가 팔리는 등 2개월만에 총 70대의 실적을 거뒀다.
타타대우 역시 이 기간 동안 대형트럭인 25.5t을 60여대 판매하는 등 맞불을 놓고 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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