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GDP 성장률 하향, 유가상승, 유럽 금리인상 압박 VS 美 연준 총재 경기회복 기조, 반도체 실적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장을 마쳤다. 다우지수는 1만2400선을 돌파, 연고점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상승폭을 확대할 만한 큰 이슈가 없었던 점이 아쉬웠다. S&P와 나스닥지수는 각기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장 초반부터 여러 호재·악재가 공방을 펼치면서 약보합권 흐름을 이어갔다. 골드만삭스가 미국의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가운데 유로존 생산자 물가 급등 소식도 금리인상 압박 요소로 작용, 내·외부적인 부정적 재료로 평가 받았다. 지속되는 중동 정세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세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반면 미국 각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의 경기 회복 기조 유지에 대한 필요성 확인과 글로벌 반도체 판매 성장세는 하락세를 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19%(23.31포인트) 오른 1만2400.03으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 대비 0.03%(0.46포인트) 오른 1332.87을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01%(0.41포인트) 내린 2789.19를 기록했다.
◆1Q 美 GDP 성장률 하향 조정..월가의 부정적 전망 '악재'=월가에서 관측된 미국 경제성장률 둔화 전망은 악재로 작용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지난 1ㆍ4분기 경제성장 전망치를 2.5%로 기존 대비 1%포인트 낮춰 잡았다. 악천후 등 일시적인 외부 환경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 가운데 에너지 비용 상승 및 긴축재정 정책에 대한 부담감도 상반기 경제성장 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풀이됐다.
장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악천후를 포함한 일시적인 요인으로 인해 제압당했다"며 "4%대가 예상되는 상반기 GDP에 대한 위험도도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상반기 부정적 GDP 전망에는 높은 에너지 비용, 긴축재정 정책, 주춤한 경제 데이터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물가' 보다 '경기'..록하트&에반스 美 연준 총재들의 발언은 '호재'=찰스 에반스 미국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통화긴축 정책을 실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에반스 총재는 미국 한 방송사 출연을 통해 "올해 미국 핵심물가 상승률은 1.5%에 그칠 것"이라며 물가에 대한 지나친 우려감을 경계했다.
데니스 록하트 미국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물가상승률이 낮은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록하트 총재는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우려감을 표명하며 "다만 현재 상태에서는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낮은 상태에 머물 것"이라고 발언했다. 록하트 총재는 또 "물가상승률은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최근의 물가 상승이 아닌 대중의 기대 인플레이션 우려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기후퇴 후 달라진 미국인들의 소비심리에 대해 언급했다. 록하트 총재는 "소비자들이 신중한 지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단기적 성장에는 부정적일 수 있지만 해외의 높은 저축률과 미국의 과도한 지출로 인한 불균형을 고려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건전한 요인"이라고 전했다.
◆2월 유로존 생산자 물가 급등..금리인상 압박 요인으로 '악재'=유럽 생산자 물가 급등에 따른 금리인상 압박도 외부적인 악재로 평가 받았다. 이날 유럽연합(EU) 통계청은 유로 지역의 지난 2월 공장도 가격이 전년 대비 6.6% 증가해 지난 2008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올 1월 공장도 가격 상승률도 5.9%로 조정됐다.
에너지 비용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상에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원유 가격 상승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의 실적 회복세가 주춤한 가운데 최근 3개월간 원유 가격은 21% 급등해 높은 비용을 유발했기 때문이다. 이에 3월 들어 유럽지역의 경제 신뢰도는 약화됐고 제조업 생산 성장 속도도 늦춰졌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도 "정책 입안자들이 늦은 성장세에 대한 염려보다 물가 상승 압박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물가 상승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2월 에너지 가격은 전년 대비 13% 뛰어올랐고 중간재 비용도 8.1% 상승세를 시현했다.
◆2월 글로벌 반도체 판매 전년比 두 자릿수 증가..'호재'=지난 2월 세계 반도체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점은 호재다. 매월 발표되는 반도체 판매 실적은 3개월 이동 평균치를 의미한다.
이날 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2월 전 세계 반도체 판매 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13.6% 증가한 252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산업 특성상 계절적 요인이 반영된 지난 1월(255억달러) 대비해서는 줄어든 수치다.
◆국제유가 30개월 최고치 경신..'안정' 전망보다 '상승' 확인으로 '악재'=일각에서 제기된 유가 급등세의 하반기 안정화 주장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는 다시 30개월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5%(53센트)오른 배럴당 108.47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8년 9월22일 이후 최고치로 이날 유가는 107.58~108.78달러 수준의 거래 분포도를 보였다. 리비아를 비롯한 중동 및 북아프리카 불안 요소가 가격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이에 런던에서는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섰다.
크리스토퍼 배럿 크레디트 아그리콜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현재의 원유 가격이 안정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배럴당 100달러 이상 형성된 기간은 현재로도 충분히 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원유 수요가 감소하고 경제 성장이 위축될 경우 심각한 수준의 조정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리비아 사태 진정 여부에 따라 원유 가격이 배럴당 85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배럿 애널리스트는 "수개월내에 리비아의 원유 수출이 정상 궤도로 진입한다는 가정하에 하반기 원유가격은 배럴당 85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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