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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대기업 계열사 여신관리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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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 정선은 기자] LIG그룹 등 대기업의 계열사 부실 대출을 외면하는 이른바 '꼬리 자르기'에 대해 시중은행들이 대응 수위를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 안팎의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당초 은행권은 공동대응을 통해 '대기업 군기잡기'에 나서려했다가 법적 타당성 시비가 불거지면서 개별 대응을 모색하고 있지만 여전히 적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그룹 차원의 자금 지원 없이 LIG건설을 법정관리에 맡긴 LIG그룹에 대해 시중은행장들이 모여 공동대응을 논의했지만, 사업자들이 입을 맞춰 거래상대방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는 공정거래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어 철회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계열사 부실화를 방관하는 모기업에 대한 대출 심사 강화 등 제재방안을 논의했다"며 "그러나 공정거래법에 어긋날 가능성이 있는데다 금융당국도 관치 시비를 우려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있는 만큼 사실상 다른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은 독자적으로 대기업 계열사에 관행처럼 적용됐던 우대금리를 없애고, 담보물 규모를 늘리는 등 대출 심사 기준을 강화하는 등 후속 조치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LIG건설 채권은행 여신담당 관계자는 "LIG사태를 계기로 대기업 계열사라도 여신한도 부여때 개별 회사 재무제표만을 가지고 평가를 엄격히 할 계획"이라며 "문제가 된 계열사에 대해 대출자금 회수, 신규 대출 중단 등 강력한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신한, 우리, 하나 등 대형은행들은 대기업 계열사 상환능력에 우선을 두는 등 대출심사 시스템 손질에 나서기로 하고 이번 달 예정된 여신담당 임원회의에서 공론화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에 대해 은행권의 무책임한 처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채권은행이 도덕적으로 비난할 자격이 없다"며 "은행으로서 대출심사를 전혀 하지 않았고 부실 기업을 법정관리로 넘기는 것에 대해 도덕적으로 뭐라 말할 수 없으며 이는 있을 수 없는 배임행위"라며 "(금융당국이나 시중은행들이) 부실건설사를 그룹 차원에서 해결하라고 떠미는 행동 자체가 우리나라 금융산업 발전과 지배구조의 현실을 보여주는 낯 간지러운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 교수는 이어 "은행은 대출 심사 잘 해서 부실 가능성이 높으면 돈을 안 빌려주면 되고 금융당국은 건전성 감독을 잘하고 부실기업이 생기면 법원에 가서 해결하면 된다"며 "대기업 계열사라고 무조건 믿고 투자하고 대출해 주는 행태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태진 기자 tjjo@
정선은 기자 dmsdlu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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