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유럽 재정위기 해결의 돌파구가 합의될 것으로 기대됐던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사실상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끝났다. 24일부터 25일까지 열린 회의에서 EU 정상들은 긴급구제자금 규모를 확대한다는 포괄적 원칙에는 ‘대타협’을 이루었지만 사실상 구체적인 실행방안에는 합의하지 못해 ‘공수표’만 오고간 결과가 됐다.
25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EU 정상들은 오는 2013년 만기되는 현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실질 대출 여력을 4400억 유로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EFSF를 대신해 2013년부터 발효되는 항구적 유로존 구제금융 메커니즘인 유로안정화기구(ESM)의 자금규모도 2017년까지 8000억 유로까지 확충하기로 합의됐다. 이는 지난달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체)에서 합의한 실질적 자금동원력 5000억 유로를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EU정상들은 이같은 자금 확충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룰 것인지는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6월 정상회의로 합의를 미뤘다. 아일랜드에 제공한 구제금융자금의 금리를 낮추는 방안도 아일랜드 법인세율 인상을 고집한 프랑스의 반대로 관철되지 못했다. ESM의 최초 납입금 규모도 당초 400억 유로에서 160억 유로로 축소됐다. 자금을 모으자는 원칙만 앞섰을 뿐 실제 각국은 지갑을 쉽게 열려 하지 않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6월까지 기술적인 세부사항들은 더 논의되어야 하겠지만 정치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사실상 합의는 미완으로 끝났음을 시인했다.
포르투갈 긴축예산안 의회 부결에 따른 총리 사퇴와 조기총선 실시로 포르투갈의 구제금융 수용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사실상 빈손으로 끝난 EU 정상회담은 유로존 위기재발 우려를 더욱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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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 발표 후 시장은 즉각 실망을 나타냈다. 25일 도쿄외환시장 장외거래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전일 1.4088달러보다 하락한 1.4047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22일 기록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 1.4220달러에서 크게 떨어진 것이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지난해 5월 설정된 EFSF는 유로존 회원국 출연금과 보증을 토대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최대 4400억 유로의 우량 채권을 발행해 재정위기국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트리플 A)을 유지하고, 낮은 금리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조달 자금 중 일부를 예치해야 하기에 실질적 자금동원력은 2500억유로 정도에 불과해 기금 확충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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