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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시범사업 지정 10년 왕십리뉴타운..'이제나 저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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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 보이는 1·3구역 10년만에 착공 저울질

[르포]시범사업 지정 10년 왕십리뉴타운..'이제나 저제나' 공사지연으로 4월 분양이 미뤄진 왕십리2구역. 공사가 끝나면 최고 29층 아파트 64동, 5028가구의 뉴타운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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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상왕십리역 1번출구를 따라 나오면 기계·금속 가게들이 도로변에 줄지어있다. 열에 아홉은 셔터문이 내려져있다. 왕십리뉴타운 3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가게 대부분이 근처 행당동, 성수동으로 이사갔기 때문이다. 지하철역 바로 앞 한 가게에서만 기계가 돌아갈 뿐이다. 옆가게인 약국과 슈퍼마켓에는 이전한 곳의 약도만 셔터에 덩그러니 걸려있다.

올해로 지정 10년차인 왕십리뉴타운은 투자자들이나 실수요자들에게 쾌적한 입지를 갖는 대규모 분양단지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뉴타운 사업의 전반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지지부진한 사업진행, 높은 분양가와 낮은 재정착률 등은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아있다.


상왕십리역 인근에 있는 1구역과 3구역은 이제 착공에 들어간 상태다. 뉴타운 시범지구로 지정된 것은 2002년이지만 1구역의 경우 2006년에서야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고 2007년 사업시행인가, 2008년 관리처분인가를 받았다. 워낙 기존에 오래된 다세대·다가구주택 및 노후도로가 많아 사업진행이 다른 시범지구에 비해 더뎠다.

특히 기계·금속 가게들이 밀집해있는 3구역은 상인들이 집단이주단지를 조성할 것을 요구하면서 최근까지도 이주를 거부해왔다. 사업특성상 공구·재료·가공 업체 등이 한 곳에 있어야 하는데 이주가 진행되면 뿔뿔이 흩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3구역에 남아있는 A공업사 관계자는 "다들 이주하고 여기랑 한 두군데 밖에 안 남았다. 행당동, 성수동으로 많이들 갔다. 서울시가 추진한 남양주시로 가는 곳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원래 왕십리 지역에 660여개의 기계금속 소상공인이 있었는데 대부분 성수동, 마장동, 영등포 등 관련 업종이 있는 곳으로 이주했다. 남양주 진관산업단지로 이주하는 가게는 30~40여개로 남양주시에 500여평 정도를 마련했다"라고 전했다. 현재 3구역은 주민 이주가 98%, 건물 철거는 80% 진행됐다.


[르포]시범사업 지정 10년 왕십리뉴타운..'이제나 저제나' 왕십리뉴타운3구역은 기계 및 금속 가게들이 몰려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현재 주민 이주는 98%, 건물 철거는 80% 진행됐다.



주민들의 보상 및 철거, 이주대책 마련, 분양가 산정 등의 문제가 복잡할 뿐만 아니라 각종 이해관계가 얽혀 왕십리뉴타운 사업진행은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비단 왕십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2002년과 2007년 사이 총 26곳이 뉴타운사업으로 지정됐지만 착공에 들어간 곳은 시범뉴타운 3곳과 마포 아현, 동대문 전농답십리, 동작 노량진, 동작 흑석, 강북 미아, 서대문 가재울 등 9곳에 불과하다.


원주민들이 뉴타운 공사가 끝나더라도 원래 살던 터전에서 살 수 있도록 재정착률을 높이는 방안도 필요하다. 앞서 입주에 들어간 은평뉴타운과 길음뉴타운의 재정착률은 20%가 채 못된다. 서울시에서도 재정착률을 높이는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하지만 특별한 방안이 있는 것은 아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뉴타운도 사업에 참가하는 업체들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수익을 내야한다. 뉴타운사업이 고층아파트 위주로 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합원들도 추가 분담금을 줄이기 위해서는 일반분양을 많이 하고, 가격을 높일 수밖에 없다. 이러니 뉴타운에 살 여력이 되지 않는 신혼부부들, 노인들은 어느 정도 보상금을 받고 나갈 수밖에 없게 된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공사를 시작한 2구역에서 사업차질이 생긴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조합은 분양가를 높여 분담금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려 하지만 건설사들은 침체된 시장상황을 감안해 분양가를 낮추기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1·3구역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2구역 공사현장에는 인부나 굴삭기도 없이 휑하다. 3.3㎡당 분양가 2000만원을 경계로 공사진행 여부가 판가름 날 상황이다.


왕십리뉴타운2구역 조합 관계자는 "오래 기다린 만큼 시공사와 잘 협의해 나가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2구역의 시공사는 현대산업개발·대림산업·삼성물산·GS건설의 컨소시엄으로 주간사는 GS건설이다. 총 1148가구 중 80~195㎡ 510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이전부터 1000가구 이상 브랜드 대단지 아파트인데다 입지도 좋아 분양시장의 블루칩으로 주목받고 있는 왕십리뉴타운은 이에 따라 4월 분양도 기약을 알 수 없게 됐다. 3단지 인근 W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이만한 입지가 없다. 주요 건설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교통도 좋아 인근 아파트에 비해서는 분양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공인중개소를 나와서 다시 지하철역으로 올라가는 길에 이삿짐을 챙기는 B공업사의 모습이 보인다. 주인은 부지런히 짐을 트럭에 옮기면서 말했다. "뉴타운 지정되고 나서 이 일대 땅값이며 시세가 많이 올랐다. 이 동네에서 오래 장사를 하다보니 정이 들어 옮기고 싶지 않은데 주변에 다른 가게들이 다 이사가는데 혼자만 안 갈 수가 없게 됐다. 결국 멀리 안가고 옆동네로 이사간다."


공인중개소 관계자가 전하는 2구역 85M2의 경우 조합원 분양가는 4억~4억2000만원선이고 일반분양가는 6억5000만~6억9000만원대다.




조민서 기자 summ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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