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 커지고 커버는 얇아져...비거리와 스핀, 방향성 '세마리 토끼사냥'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골프볼 전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지난해까지 컬러의 전쟁이었다면 올해는 레이어 경쟁이다. 골프볼은 코어(중심)와 내피, 외피 등 여러 겹이 쌓여 만들어지는데 그 두께를 어떻게 하느냐와 어떤 소재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성능에 큰 차이가 있다. 코어는 더 커지고 그만큼 외피는 한층 얇아졌다는 게 올 시즌 선보인 제품들의 핵심기술이다.
비거리와 스핀량, 방향성까지, 클럽 못지않게 정교한 기술을 요하는 골프용품이 바로 골프볼이다. 올해 나온 신상품들은 이 세 가지를 모두 충족시키는데 모든 기술력을 동원했다.
'투어사용률 1위'의 타이틀리스트 프로V1과 V1x에도 변화가 일었다. 새로운 딤플디자인을 적용한 '6세대 볼'로 일관성을 더욱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1973년 첫 출시 이후 무려 28년간 유지해온 정20면체 딤플 구조를 정4면체를 활용한 24면체로 바꾸고 똑같은 24개의 면에 동일한 딤플을 배열한 게 핵심이다.
물결무늬 접합선을 활용한 총 3개의 대칭축이 바로 일관성의 열쇠다. 프로V1은 특히 스핀 컨트롤이 좋아졌고, 프로V1x는 높아진 탄도로 비거리를 향상시켰다는 설명이다. 두 모델 간의 성능 차이가 이전보다 한층 뚜렷해져 드라이버와 롱 아이언에서의 스핀량, 비거리, 탄도, 타구감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게 됐다.
던롭코리아가 내놓은 뉴Z스타 시리즈는 커버를 0.3mm로 최대한 얇게 하는 동시에 크게 만들었다. 확대된 빅코어가 사이드 스핀을 줄이면서 비거리를 늘려준다는 원리다. 맞바람 불 때나 비가 올 때 등 어떤 날씨에서도, 러프 등 어떤 잔디 상태에서도 스핀 성능을 잃지 않도록 제작됐다는 설명이다.
캘러웨이골프의 신제품 헥스 디아블로 투어 역시 비거리와 부드러운 타구감에 초첨을 맞췄다. 코어의 강도를 달리한 '파워리액션코어' 기술이 적용된 3피스 볼이다. 중심부는 소프트하고 외부로 갈수록 단단해지는 '내유외강' 콘셉트다. 타구감이 좋고 컨트롤 성능을 높이기 위한 기술인 셈이다.
또 부드러운 아이오노머 커버는 숏 게임에서 스핀량을 증가시키고 듀퐁 HPF 이너커버는 보다 빠른 볼 스피드를 만들어 낼 수 있게 해 준다.2피스 볼인 헥스 디아블로도 함께 출시됐는데 고반발 압축코어로 볼 스피드를 높였다. 제작사측은 "비거리는 물론이고 숏게임에서도 만족할 만한 성능을 발휘할 것"이라며 2피스 볼의 한계를 뛰어넘은 제품이라고 자랑했다.
컬러볼은 올해도 여전히 선풍적인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산볼제조업체인 볼빅이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컬러볼로 선전하면서 올해는 매출목표를 300억원으로 상향조정했고 중국까지 진출했을 정도다. 성능이 한층 개선되면서 프로선수들의 사용이 크게 늘자 '겨울용 볼'이라는 선입견도 이제는 완전히 불식됐다. 투어스테이지와 던롭 등 일본산 골프볼도 지난해 괄목할만한 매출 신장을 이루면서 컬러볼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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