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강풀 작가의 인기 웹툰을 영화로 옮긴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개봉 32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 이후 또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어 눈길을 끈다.
2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개봉한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21일 하루 전국 234개 스크린에서 1만 7058명을 모아 누적 관객수 104만 8076명을 기록했다.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월드 인베이젼' '킹스 스피치' '레드 라이딩 후드'에 이어 4위에 올랐던 이 영화는 21일 일일 관객수 3위로 올라섰다. 지난 주 5위까지 떨어졌던 것에 비하면 눈에 띄는 상승세다.
관객수 역시 '월드 인베이젼'과 '킹스 스피치'가 지난 18일에 비해 1만명 이상 감소한 데 반해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1000여명 줄어들었을 뿐이다.
상위 5편의 영화 중 한국영화는 '그대를 사랑합니다' 단 한편뿐으로 '제2의 워낭소리'를 예고하고 있다.
강풀 작가의 인기 웹툰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연극으로 먼저 상연돼 큰 인기를 누린 바 있었으나 영화 제작은 쉽지 않았다.
'노년의 사랑'이라는 비주류 소재를 그린 멜로 영화라는 점 때문에 제작비를 투자받는 것이 쉽지 않아 결국 주연배우들의 출연료를 줄이는 등 순제작비 11억 원의 저예산으로 완성됐다.
개봉 초에도 '그대를 사랑합니다'에 대한 관심은 높지 않았다. 멜로 영화 자체가 국내 영화계에서는 비주류로 여겨지는 데다 이순재 송재호 윤소정 김수미 등 주연배우들의 평균 연령이 60대라는 점 등이 장애물로 작용했다.
실화 사건을 소재로 한 '아이들...'과 현빈 주연의 '만추'에 밀려 주목받지 못하던 이 영화는 한때 10위권 밖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하며 교차상영으로 종영 위기까지 갔다.
영화를 본 관객의 입소문이 퍼지면서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3주차부터 조금씩 상승세를 기록하더니 한때 일일 관객수 2위까지 치고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으며 지난주 할리우드 영화들의 대거 개봉 속에 5위로 밀리는 듯하더니 다시 3위로 올라섰다.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장기 흥행이 이슈가 되면서 단체 관람과 중장년층의 관람이 줄을 잇고 있는 것도 이채롭다. 고등학생부터 노년층, 교회나 기업 등 나이 직장 연령이 각양각색인 단체들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강풀 작가의 웹툰을 영화로 옮긴 작품 중 최초로 100만 관객을 넘어선 작품이 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간 높은 인기나 화제성에도 불구하고 영화로 옮기기 까다로운 작품이라는 점을 지적받았던 강풀 작가의 작품이 '강풀 징크스'라는 꼬리표를 떼어버리게 된 것이다.
고소영 주연의 '아파트'(2006)는 64만 명에 그쳤고, 차태현과 하지원이 호흡을 맞춘 '바보'(2008)는 100만명에 조금 못 미치는 97만 명을 모았다. 2008년작 '순정만화'는 유지태 이연희 강인 채정안 등 호화 캐스팅에도 73만 명의 흥행에 그쳤다.
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 kav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