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SBS 우상욱 기자 "故장자연 씨께 엎드려 사죄합니다"(전문)

시계아이콘03분 14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SBS 우상욱 기자 "故장자연 씨께 엎드려 사죄합니다"(전문) [사진=SBS 취재파일 게시판]
AD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SBS 뉴스를 통해 일명 '장자연 편지'와 관련된 부실 수사 의혹을 보도했던 SBS 우상욱 기자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가짜 편지' 발표 이후 심경을 전했다.

우상욱 기자는 17일 SBS 취재파일을 통해 '고 장자연씨게 엎드려 사죄드립니다'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우 기자는 "저는 아직도 악몽을 꾸는 듯합니다. 어서 빨리 깨어나기를 바라는 마음만 들 뿐입니다. 도무지 현실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라고 글을 열며 어떻게 3년 넘는 일상을 세세하게 기록한 230페이지짜리 편지를 조작할 수 있는지, 그것도 필적감정 전문가도 속일 만큼 완벽하게 필체를 흉내냈는지, 왜 전씨는 이 편지를 언론사에 제보하지 않고 재판부에 탄원서로 제출했는지에 대해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우상욱 기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에 토를 달 뜻은 없습니다"며 "그저 편지를 뒷받침할 만한 다른 명백한 물증을 구하지 못한 제 무능력을 탓할 뿐입니다. 장 씨가 전 씨와 편지를 주고받았을 만한 분명한 정황을 확인하지 못한 제 미숙함을 책할 뿐입니다"고 전했다.


우상욱 기자는 "먼저 고 장자연 씨의 유가족께 무릎 꿇고 사죄드립니다. 보도를 시작하면서 이번에는 반드시 장 씨의 명예를 회복시켜 드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녀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가해자들이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큰 소리를 쳤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거짓말이 된데 대해 눈물로 용서를 구합니다"고 했다.


그는 끝으로 "부디 저의 미약함에, 무능함에 실망하셨더라도 희망의 끈은 놓지 마시길 바랍니다"며 "저 역시 깨지고 부서진 몸일지라도 다시 추슬러 그 벽에 끝까지 부딪히겠습니다"고 글을 맺었다.


한편 경기지방경찰청은 16일 "편지를 압수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진위 여부를 의뢰하는 한편 DNA, 지문 검사 등 다각적인 조사를 벌인 결과 사건이 전씨의 자작극으로 밝혀졌다"고 수사 결과를 밝히고 ‘장자연의 편지’를 허위로 조작한 전 씨의 사법처리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장자연 편지 의혹을 최초 보도한 SBS 8뉴스는 이날 국과수의 감정결과를 보도하면서 "확인과정을 거쳐 보도했지만 국과수가 아니라고 한 만큼 사실과 다른 보도를 한 것에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다음은 우상욱 기자의 취재파일 글 전문


저는 아직도 악몽을 꾸는 듯합니다. 어서 빨리 깨어나기를 바라는 마음만 들 뿐입니다. 도무지 현실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어떻게 3년 넘는 일상을 세세하게 기록한 2백30 페이지짜리 편지를 조작할 수 있죠? 절절한 고통과 괴로움이 그대로 전해져 함께 마음 아파해야 했던 그 호소들을 어떻게 상상으로 지어낼 수 있나요? 행동에 갖가지 제약을 받는 수형자가 어떻게 고 장자연 씨 사건에 대해 그렇게 자세한 내용을 습득해, 일시까지 맞춰서 기록으로 꾸며낼 수 있을까요? 그것도 필적감정 전문가도 속일 만큼 완벽하게 필체를 흉내 내서 말입니다. 빙의라도 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 아닌가요?


그보다 더 납득되지 않는 부분은 이 편지의 출처입니다. 가정을 해봅시다. 전모 씨가 고 장자연 씨의 열렬한 팬이라서 편지를 위조해서라도 억울한 죽음에 대해 사회적 충격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장 씨의 필체를 연습하고 당시 사건을 조사해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2백30쪽에 이르는 방대한 편지를 위조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편지를 어디에 보내겠습니까? 당연히 언론사에 제보를 하겠죠. 그래야 세상에 공개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전 씨는 대신 재판부에 탄원서로 제출했습니다. 그 때문에 지난해 10월 재판부에 건네진 이 편지는 반년 가까이 재판 기록에 편철된 채 세상의 이목에서 벗어나 있었습니다. 재판 기록에 슬쩍 끼워놓아 미끼를 드리운 채 어느 언론사가 찾아내 보도할 때까지 기다린다? 참으로 불가해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에 토를 달 뜻은 없습니다. 국내 최고 권위의 기관이 내린 유권 해석을 받아들이지 않고 음모론을 펼치는 것은 정정당당하지 않습니다. 그저 제 잘못을 인정할 뿐입니다. 편지를 뒷받침할 만한 다른 명백한 물증을 구하지 못한 제 무능력을 탓할 뿐입니다. 장 씨가 전 씨와 편지를 주고받았을 만한 분명한 정황을 확인하지 못한 제 미숙함을 책할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먼저 고 장자연 씨의 유가족께 무릎 꿇고 사죄드립니다. 보도를 시작하면서 이번에는 반드시 장 씨의 명예를 회복시켜 드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녀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가해자들이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큰 소리를 쳤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거짓말이 된데 대해 눈물로 용서를 구합니다.


저를 격려하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도 사죄드립니다. 썩고 병든 세상의 저 밑바닥에는 여전히 정의가 살아 숨 쉬고 있어 아직은 살만한 곳이라는 희망을 보여드리지 못한 죄송함에 가슴이 찢어집니다. 제게 비난과 질타를 가하던 분들께도 사죄드립니다. 잘못이 잘못인지 모르고 죄책감조차 느낄 수 없을 만큼 무뎌진 양심에 '책임'이라는 날카롭고 선명한 기억을 새겨놓지 못해 원통하고 부끄럽습니다.


마지막으로 고 장자연 씨 앞에 엎드려 사죄드립니다. 영면에 든 영혼을 다시 심란하게 해드린 까닭은 오로지 고인이 죽음으로써 고발한 우리 사회의 잘못을 무엇 하나 고치지 못했다는 부끄러움 때문이었습니다. 이번 만큼은 그 억울함을 풀어드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수확 없이 괜히 호사가들의 입방아에만 오르내리게 해드린 것 같아 죄송하고 죄송할 뿐입니다.


하지만 장자연 씨 사건의 본질과 실체는 변한 것이 없습니다. 술과 성 접대로 괴로워하던 한 여배우의 석연치 않은 죽음은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입니다. 2년 전 이미 들었던 내용과 겪었던 경험이었음에도 SBS의 보도가 또다시 큰 파문을 몰고 온 것은 우리 사회가 장 씨의 죽음에 대해 여전히 크나큰 정신적 부채를 지니고 있음을 증명합니다.


이번 보도를 하면서 저는 마치 조그만 구멍 하나, 틈 하나 찾을 수 없는 강고한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었습니다. 바위에 부딪힌 계란, 그것이 제가 처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만큼 크고 높고 단단한 벽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산산이 깨지고 부서졌습니다.


하지만 그 벽을 무너뜨리고 싶어 하는 사회적 열망 또한 느꼈습니다. 저는 무능하고 허약한 계란이었을 뿐이지만 저보다 더 당차고 강력한 저항이, 더 뜨겁고 거센 도전이 끊임없이 이어지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작은 물방울들이 모아지고 합쳐져 바위를 쪼개는 폭포가 되리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부디 저의 미약함에, 무능함에 실망하셨더라도 희망의 끈은 놓지 마시길 바랍니다.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고칠 수 있다는 희망만 품고 있다면 그 높고 단단한 벽도 반드시 허물어뜨릴 수 있습니다. 절망감에 겁을 먹고 물러서지만 않는다면 부조리의 벽도 갈라지고 터질 것입니다. 저 역시 깨지고 부서진 몸일지라도 다시 추슬러 그 벽에 끝까지 부딪히겠습니다. 그것만이 제가 드릴 수 있는 유일한, 진심어린 사죄일 것입니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