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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경제 쓰나미' 한국경제 덮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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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힌 부품 수급, 답 없는 환율 불안, 떠나는 일본 관광객 등 3대 악재에 신음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3ㆍ11 일본 강진'으로 대한민국 경제축이 뒤틀리고 있다. 중동발 유가 급등ㆍ중국 인플레이션 우려에 일본 강진까지 겹치면서 한국 경제의 앞날이 '산 넘어 산'이다.


규모 9.0의 대지진과 10m가 넘는 쓰나미는 일본 본토에만 상처를 남긴 게 아니다. 일본산 부품 수급 불안에 따른 국내 제조 산업의 피해는 불을 보듯 뻔하다. '엔저냐 엔고냐' 오락가락하는 환율 불안은 국내 기업들의 수출 전략을 꼬이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일본 관광객 감소는 서민 경제에 깊은 주름을 남기는 등 3대 악재에 한국 경제가 신음하고 있다.

◆ 부품 수급 불안 당장 국내 부품 조달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문가들은 특히 철강ㆍ화학ㆍ반도체 등의 부품 수급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해 우리나라의 대일 부품ㆍ소재 수입은 381억달러로 전 세계 수입액 1512억 가운데 25.2%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철강판 등 1차 금속(74억 달러), 기초유기화합물 등 화합물 화학제품(67억 달러), 반도체 등 전자부품(60억 달러) 의 비중이 높다.

박기임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부품 수급 차질이 우려되는 부문은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산업들"이라며 "위기 관리 능력이 견고한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들이 받는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은 현재의 보유 재고를 총동원하면 생산 차질을 피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사태가 2~3개월 이상 지속되면 생산 전략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엔저냐 엔고냐? 금융 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되는 것도 우리 경제에 큰 짐이다. 11일 지진 이후 급락했던 엔화 가치는 주말 동안 회복돼 외환 시장에서 달러당 81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인 투자자들이 앞다퉈 본국 송금에 나서면서 엔화 가치의 하락을 막았다는 분석이다.


급등이 예상됐던 원ㆍ달러 환율도 1123원 수준에서 거래되는 중이다. 큰 폭의 변동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오락가락하는 엔화 가치 향방 자체가 우리 기업들에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엔저냐 엔고냐를 짐작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이 더 큰 문제"라며 "엔화 가치는 제조 원가는 물론 상품 판매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고베 대지진 당시 엔화 가치가 18%나 절상됐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분석부장은 "엔저가 가장 우려되지만 고베 때를 생각하면 급격한 엔저는 없을 것"이라며 "일본 정부의 심각한 재정 상태를 감안할 때 급격한 엔고도 전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 관광객 감소 우려 일본의 민간 소비 위축은 우리 관광 산업에도 큰 타격을 준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을 찾은 일본 관광객은 2009년 305만명, 2010년 302만명으로 300만명 이상을 꾸준히 유지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이번 지진으로 일본 관광객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현재 현지 상황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상황 파악이 끝나는대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화점과 면세점 등 유통 업체들도 '큰손'들의 이탈을 걱정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일본인 관광객 매출 비중은 크지 않지만 최근 성장세가 높아 주요 고객으로 꼽혀왔다"며 "아직까지 큰 영향은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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