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피겨여왕의 귀환'이 자칫 불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바로 최악의 일본 대지진으로 김연아(고려대)가 1년 만에 복귀 무대로 택한 도쿄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가 취소될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14일 일본빙상연맹과 협조해 모든 상황을 면밀히 파악한 뒤 오는 21 도쿄에서 개막될 세계선수권대회 취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ISU가 '취소(cancel)'라는 말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타비오 친콴타 ISU 회장은 지난 12일까지 "대회 개최에 문제가 없다"는 일본빙상연맹 측의 말을 앞세우면서 강행 쪽에 무게를 실어왔다. 사실 대회가 열릴 도쿄 요요기경기장은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없었다. 여기에 대회 스폰서 문제까지 복잡하게 얽히면서 ISU는 쉽사리 대회를 포기하지 못한 채 강행 의지를 밝혔다.
김연아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 역시 "변경된 계획은 없다"면서도 국제빙상연맹의 발표에 따라 움직이겠다며 ISU의 입장을 예의주시했다.
하지만 친콴타 회장은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린 독일 인젤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아직 대회를 개최할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ISU도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후쿠시마 원전이 매우 걱정스러운 상황을 맞았다. 많은 나라에서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일본 여행을 피하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밝히며 대회 취소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따라 1년 만에 국제무대 복귀하는 김연아의 연기도 볼 수 없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연아는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금메달 이후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뒤 2010~2011 시즌 국제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그간 많은 변화도 있었다.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결별한 뒤 새 코치 피터 오피가드를 선택했고 훈련장도 캐나다 토론토에서 미국 LA로 옮겼다. 때문에 김연아의 귀환에 대한 팬들의 관심과 기대가 뜨거웠다. 특히 한번도 선보이지 않은 새 프로그램도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펼쳐낼 계획이었던 터였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 '지젤', 프리스케이팅 '오마주 투 코리아'를 연기할 예정이었다. 또 아사다 마오(일본)와 리턴매치 결과도 궁금했다.
20일 도쿄에 입성할 계획이었던 김연아는 만약 대회가 취소될 경우 오는 5월 국내서 열리는 아이스쇼를 통해 오랜만에 무대에 서며 아쉬움을 달랠 예정이다. 김연아는 오는 5월6~8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특설링크에서 열리는 ‘KCC 스위첸 올댓스케이트 스프링 2011’에 참가한다. 김연아는 새 프로그램 '지젤'을 선보일 예정이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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