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4ㆍ27 재보선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강원도지사 보궐선거가 초입부터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지도부의 정면 승부가 예상된 가운데 전직 MBC 사장 출신의 엄기영-최문순 간 '빅매치' 구도로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가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에 입당한 엄기영 전 사장이 42.2%로 최문순 민주당 의원(35.3%)보다 6.9%포인트 앞섰다. 연령별로는 엄 전 사장이 20대와 50대 이상에서 높았고, 30~40대에서는 최 의원이 앞섰다. 선거가 2개월 남은 상황을 고려한다면 승부는 예측할 수 없는 '박빙'이다.
◆엄기영 "강원도엔 한나라당이 필요"= 엄 전 사장은 2일 한나라당 입당과 함께 강원지사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 여당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현 정권에서 MBC 사장직을 내놨는데 한나라당을 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스스로 사퇴했다"면서 "사장직을 물러난 것은 정부와 다소 언론(정책)에 관해 이견이 있어서다. 언론자유의 소중한 가치가 좌절돼 사장직을 사퇴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때 민주당의 영입 제안을 받을 정도로 야당과 가깝던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에 입당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데 진땀을 흘렸다.
◆최문순 "엄기영 與 입당, 기회주의의 전형"= 민주당은 기다렸듯이 엄 전 사장에 대한 날선 공격을 퍼부었다. 특히 엄 전 사장의 한나라당 입당을 도덕성 문제로 확대시키면서 흠집내기에 주력했다.
최 의원은 "(엄 전 사장의 한나라당 입당은)그야말로 야합, 기회주의의 전형"이라며 "강원도민들은 물론 국민들 전체를 우롱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엄 전 사장은 하강세이지만 나는 상승세로 접어들었다"고 신경전을 벌였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세상이 바뀐 것도 아니고 언론악법을 밀어붙이던 사람들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데 어떻게 한나라당 입당이 가능한 일인가 싶다"고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대표시절 엄 전 사장 영입을 저극 추진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었다.
반면 엄 전 사장은 "최 의원이 최근 '자리를 양보할 수 있다'는 말도 했는데, 정치권에 가더니 말을 잘하고 쉽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강원지사 자리가 버스처럼 쉽게 양보하는 자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격했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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