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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모 "이선정밴드, 평론가의 존재론적 질문을 던져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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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모 "이선정밴드, 평론가의 존재론적 질문을 던져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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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내 스스로 음악 평론가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란 질문을 던지게 한 음반이었다"

24일 발매되는 이선정밴드의 데뷔 앨범 '브레이크 더 월'('Break The Wall')에 대한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씨의 고백이다.


이선정밴드는 블루스록에 기반을 둔 인디밴드다. 그룹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리더인 이선정을 중심으로 3년 전 결성됐다. 그는 싱어송라이터다. 보컬과 기타를 겸하면서 작사, 작곡, 편곡을 모두 자신의 힘으로 해냈다. 프로 세션들조차 감탄하는 기타 실력까지 겸비했다.

처음 둘의 만남은 우연이었다. 데뷔 음반을 준비 중이던 이선정은 "내 음악에 대한 평론이 듣고 싶었고, 지인의 소개로 임진모씨를 만나게 됐다"고 털어놨다.


별 뜻없이 접한 이선정밴드의 음악에 임진모씨는 충격을 받았다. 그는 이선정밴드의 데뷔앨범에 대해 "음악평론가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란 질문을 던지게 한 음반"이라고 말했다. 평소 정확하고 냉철한 평가로 유명한 임진모씨기에 더욱 눈길을 끄는 발언이었다.


오랜만에 느껴본 신선한 충격에 스스로의 판단이 의심될 정도였다. 결국 설날 연휴에 가족들이 모여 이선정밴드의 음반을 틀어놓고 '가족회의'까지 열었다.


음악을 들은 그의 동생은 "이 음반은 무조건 살려야 한다"고 얘기했다. 임진모 씨 역시 "그렇지. 그게 평론가가 할 일이겠지. 좋은 음악을 알리는 것"이라고 되 내였다고 한다.


이후 임진모씨는 이선정과 자주 만남을 가졌다. 평론가와 뮤지션이 아닌 음악을 사랑하는 선후배 사이가 됐다. 술자리를 함께하며 음악 얘기에 밤을 세웠다. 새벽까지 블루스를 비롯한 과거 음악의 낭만에 대해 얘기를 나눴고, 요즘 음악계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임진모 "이선정밴드, 평론가의 존재론적 질문을 던져줬다"


이선정은 "정말 본인이 작사, 작곡, 편곡까지 한 게 맞느냐고 되물으셨다. 이렇게 좋은 음악에 대한 시장이 없다는 것도 안타까워 하셨다"고 전했다.


임진모씨는 격려와 당부도 아끼지 않았다. "절대 지치지 마라. 1집에서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언젠가는 주목받을 것이다. 제발 그전까지 포기하지 마라"는 그의 말은 이제 막 '양지'로 나아가는 이선정에게 큰 힘이 되었다.


이선정은 "오늘도 임진모씨가 '열심히 해야 된다'고 문자를 보내주셨다"고 밝혔다. 그동안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가진 뮤지션들이 대중의 무관심 속에 사라졌던 것에 대한 안타까움의 발로였다.


우려와 달리 이선정은 결의에 차 있다. 42살이란 늦은 나이에 데뷔하며 숱한 어려움이 있었다. "당장 대중의 반응이 없더라도 상관없다. 음악 때문에 어려운 시절을 이겨냈고, 죽음의 문턱에서 생명을 유지했고,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음악을 곁에 두고 평생 살고 싶다. 지치지 않고 한 우물 파는 사람처럼 꾸준히 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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