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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10% 오르면 물가 0.12% 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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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고형광·김승미 기자] 에너지의 96.4%, 사실상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에게 리비아 정국 불안은 남 얘기가 아니다. 당장 올해 연평균 유가를 배럴당 85달러(두바이유 기준)로 보고 잡은 '3% 물가안정, 5% 경제성장' 목표부터 수정해야 할 상황이다. 리비아 사태가 중동 전역으로 확산된다면, 우리 경제가 받을 충격은 쉽게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을 "신흥국 가운데 유가 변동에 가장 민감한 경제 구조를 가진 나라"로 꼽으면서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국내 연료가격이 10% 오를 경우 소비자물가는 연간 0.9%포인트 정도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2005년 보고서에서 "국제 유가가 10% 상승할 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간 0.12%포인트 오르고, 소비는 0.12%포인트 줄어든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아울러 "경상수지는 20억달러 감소하고, 국내총생산(GDP) 역시 0.21%포인트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현 상황을 보는 전문가들은 "연평균 유가가 당초 예상했던 배럴당 90달러 안팎에서 10% 정도 상승한 100달러 안팎이 될 것"이라는 데에 공감했다. 다만 사태가 어디까지 치닿을 지를 두고는 전망이 엇갈렸다. 일부는 "4차 오일쇼크에 대한 대비"를 주문했지만 "상황이 나빠져도 지난 2008년처럼 배럴당 140달러 안팎을 오가는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


"리비아 사태는 모두들 예상하는 방향대로 경제에 나쁜 영향을 줄 것이다. 유가가 오르면 경제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이 된다. 소비자물가도 자극을 받아 올라갈 것이다. 문제는 이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여부인데 당초 전망보다는 연평균 유가가 배럴당 10%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럴당 90달러 안팎으로 보던 유가가 100달러 내외로 오르지 않겠느냐 하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선이다. 다만 2008년 상반기처럼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까지 오르는 극단적인 상황은 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


◆최성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


"두바이유 가격이 지금보다 10% 이상 오른다면, 소비자물가는 연평균 1.2% 정도 더 오를 것이다. 이에 따른 물가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한시적인 유류세 인하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리비아 사태가 알제리,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변국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만큼 '4차 오일쇼크'에 대비해 석유 비축량을 늘리고, 수급을 다변화할 필요도 있다"


◆이광우 LG 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산유국 가운데 리비아의 공급량은 2% 안팎에 그쳐 당장 원유 수급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리비아 사태가 주변 주요 산유국으로 번진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원유 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거나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주요 산유국에서 공급 차질이 나타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다. 정국 불안을 고려할 때 상반기까지는 배럴당 국제 유가가 100달러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 한국은 석유 소비량이 세계 7위에 이르는 나라다. 원유 가격 상승은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제품 가격을 올리면 수출과 내수 모두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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