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 반포에 30평형대 전세 구한 회사원 박씨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40평대 살다가 30평으로 집 크기도 줄였다. 그런데도 전세금으로 1억원을 더 냈다. 원래 살던 집은 아예 전세가 2억원 가까이 올라서 재계약할 엄두도 못냈다."
회사원 박윤호(52세·가명)씨는 서초구 반포동 A아파트 주민이다. 아이들 학교를 위해 강남으로 이사온 지는 벌써 5년째.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 산 지는 지난 1월로 2년이 다됐다. 전세계약이 끝나가는 탓에 한동안은 회사가 끝나자마자 부동산으로 출근했다. 여러군데 집을 구하러 뛰어다니고 나서야 최근 신문에 자주 등장하는 '전세난'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하게 됐다는 박씨다.
사실 그는 원래 살고 있는 아파트에 2년 정도는 더 살 계획이었다. 고등학생인 아들의 학교 문제도 있고 직장도 가까워 굳이 다른 동네로 이사갈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계약을 원하는 박씨에게 집주인은 전세금을 올려줄 것을 요구했다.
현재 집주인이 부르는 A아파트 108m²는 4억3000만원이다. 2년전 계약당시에 비해 시세가 1억5000만원에서 최고 2억원까지 뛰었다는 게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의 말이었다. 오른 전세금을 한꺼번에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 주변 아파트 단지를 알아보았지만 이마저도 나온 물건이 없어 쉽지 않았다.
어렵사리 구한 것이 옆 단지 아파트다. B아파트 101m² 전셋값은 3억8000만원이다. 평수를 줄이고도 2년전 2억8000만원에 비해 1억원이나 더 들인 셈이다. 박씨는 그나마 이마저도 한 발 늦었더라면 못 구했을 거라는 중개업소의 말에 애써 위안을 삼았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 주 서울 전세가변동률은 0.22%(전주대비)로 이중 서초구는 0.42%로 가장 많이 올랐다. 물건이 귀해 시세보다 5000만원 올라도 바로 계약하는 분위기라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이 일대 반포동 반포자이 105㎡가 3000만원 상승한 3억8000만~4억8000만원, 잠원동 한신2차 82㎡가 3000만원 오른 2억5000만~2억7000만원이다.
조민서 기자 summ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