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에 전세 2억3500만원 별도로 반전세 간 주부 김씨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전세를 15년동안 살았는데, 월세를 내기는 처음이다. 반전세라는 말도 이번에 처음 들었다. 물론 월세내는 부담도 상당하지만 한꺼번에 오른 전세금을 내기가 더 만만찮다. 꼬박꼬박 월세 낼 생각하면 아득하다."
노원구 중계동의 주부 김정은(43세·가명)씨는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새 아파트로 이사를 갔다. 봄 이사철이 오기 전에 서둘러 집을 구했는데도 김씨가 원하는 조건으로는 '완전 전세'를 찾을 수 없었다. 전세금을 낮추는 한이 있더라도 꼬박꼬박 월세를 받으려는 집주인들이 늘어 '울며 겨자먹기'로 반전세로 계약을 했다.
이전에 그가 살았던 아파트는 138㎡에 전세 2억5000만원이었다. 김씨는 재계약을 원했지만 집주인이 '직접 들어와 살겠다'며 아파트를 비워줄 것을 요구했다. 집주인 역시 다른 지역에서 전세로 살다가 가격이 너무 올라 아예 본인의 집으로 들어와 살기로 결정했다며 이해를 구했다.
김씨도 서둘러 인근 지역의 부동산 중개소를 돌며 '전세찾기'에 나섰다. 물건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완전 전세로 들어가기에는 가격부담을 피하기가 어려웠다. 전세금 부담을 줄이려고 하니 '반전세' 물건만 남았다. 더 이상의 은행대출은 피하자는 심정으로 비슷한 평형대의 아파트를 2억3500만원에 전세로 구했다. 단 매달 20만원을 내야 한다.
"집주인이 부르는 게 값이다. 월급쟁이 가정에서 매달 20만원 내는 게 얼마나 큰 부담인줄 모른다. 아이들 학원을 하나라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김씨는 호소했다.
노원구 중계동의 D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높아진 전셋값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다시 전세를 월세로 돌리고 있다"며 "그러나 월세도 찾는 사람이 많아 꾸준히 오르고 있어 이래저래 부담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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