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디지털카메라로 잘 알려진 일본 광학기기 제조업체 올림푸스가 이례적으로 외국인을 사장으로 임명하며 이목을 끌었다.
올림푸스는 10일 영국 출신인 마이클 우드포드(50) 유럽사업부 대표를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는 글로벌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기쿠카와 쓰요시 올림푸스 사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영국인을 사장으로 선택한 것은 올림푸스가 세계화를 향해가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드워드 사장 예정자는 그가 8년동안 유럽사업부에서 재직하는 동안 이를 호전시키는데 성공했다”며 극찬했다. 유럽사업부는 현재 올림푸스 글로벌 순익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가쿠가와 사장은 "내가 탐탁치 않은 유일한 부분은 그의 취미가 달리기와 보트타기라는 것"이라면서 "일본에서 경영자로 일하려면 골프를 배워야 할 것"이라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우드포드 사장 취임예정자의 올림푸스의 효자 사업인 내시경 사업부문에서 일한 경험과 유럽사업부에서의 성과가 그의 임명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1981년 올림푸스 자회사인 영국 내시경 제조업체 키메드 영업사원으로 입사했으며 2008년 올림푸스 유럽사업부 대표 자리에 올랐다.
의료기기 사업은 올림푸스의 주요 수입원으로 현재 올림푸스는 글로벌 내시경 시장에서 7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의료기기 사업에서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 올림푸스의 디지털카메라 사업이 고전하는 있지만 꾸준히 수익을 내는것도 의료기기 사업부 덕분이다.
우디포드 사장 취임예정자는 “수익성이 높은 의료기기 사업에 좀 더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현 사업에 집중할 것이며 구조조정에도 과감히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기업들이 외국인을 사장으로 택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로, 닛산의 브라질 출신 카를로스 곤 사장과 영국인인 소니의 하워드 스트링거 등 일본 기업의 외국인 사장은 극소수에 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림푸스가 외국인 사장을 선임한 것은 과감한 비용절감을 꾀하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트링거와 곤 사장 등 다른 외국인 사장들은 사업을 흑자로 전환하기 위해 과감한 비용절감을 단행했으며 이는 외국인이었기에 달성하기 더 수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우드포드 사장 예정자는 오는 4월1일 사장으로 취임하며 기쿠카와 쓰요시 현 사장은 회장직을 맡는다. 다만 오는 6월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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