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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2002년 신화'와 아름다운 이별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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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2002년 한일월드컵은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빛나는 순간이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의 지휘 아래 황선홍 홍명보 유상철로 대표되는 고참급과 박지성 이영표 이천수 설기현 차두리 송종국의 젊은 피의 조화가 월드컵 4강이란 놀라운 성적으로 결실을 맺었다.


이후 10여 년간 한국 축구는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대표팀에서 절반 가까운 선수가 유럽 무대를 누비고 있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는 사상 첫 원정 16강의 업적도 달성했다. K-리그 역시 AFC챔피언스리그 2연패를 차지하며 아시아 축구의 절대강자로 우뚝 섰다.

이런 가운데 10일 새벽 3시(한국시간) 열리는 한국과 터키의 평가전은 여러모로 의미가 큰 경기다.


아시안컵이 끝난 지 열흘도 채 안된 시점이지만 대표팀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이영표(알힐랄)가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현 대표팀에서 2002년 월드컵을 직접 경험한 선수는 차두리(셀틱) 뿐이다. 당시 공격수로 뛰던 그는 지금은 수비수로 역할이 바뀌었다. 사실상 '2002 세대'가 모두 퇴장한 셈이다.

주장도, 선수 구성도, 전술도 모두 예전과 달라졌다. 2002년 영광의 그림자를 모두 걷어낸 조광래호는 이제 새로운 그림을 그려나가야 한다.


공교롭게도 그 첫 상대의 수장이 2002년 영광의 주역 거스 히딩크 감독이다. 그런 점에서 터키전은 한국이 과거의 영화에 '아름다운 이별'을 고하고, 새로운 성공시대를 열어나가기에 가장 적합한 상징성을 부여한다.


박주영(AS모나코)는 박지성의 뒤를 이어 새로운 '캡틴박'으로 나선다. 세대교체가 진행 중인 대표팀에서 그의 리더십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갑작스러운 무릎 부상으로 아시안컵에 나서지 못한 아쉬움도 털어버리겠다는 각오다.


박지성과 이영표의 대표팀 은퇴로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젊은 선수들도 대거 나선다. 우선 박지성이 뛰던 왼쪽 측면 미드필더에는 '아시안컵 득점왕'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 뛴다. 본래 중앙 미드필더 자원이지만 양발을 모두 잘 쓰고 무엇보다 조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를 가장 잘 이해하는 선수 중 하나다. 전방의 지동원(전남)-박주영과의 호흡도 좋다. 이런 이유로 조 감독 역시 구자철을 박주영과 함께 박지성의 공백을 메울 선수로 꼽은 바 있다.


이영표의 빈자리는 홍철(성남)과 윤석영(전남)이 경쟁하는 형국이다. 우선 터키전에는 공격적 재능이 뛰어난 홍철이 선발 출장한다. 프랑스 리그1에서 활약중인 '신예' 남태희(발랑시엔) 역시 부상 중인 이청용을 대신해 선발로 나선다. 남태희가 또 다른 '영건' 손흥민(함부르크) 못지 않은 역량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히딩크 감독과 한국 대표팀의 13년 만의 맞대결도 관심을 모은다. 그는 한국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지도자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조별리그 당시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네덜란드는 한국에 0-5의 참패를 안겼다. 이후 그는 한국 대표팀을 맡아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의 신화를 일궈내 명예 한국 시민은 물론 한국 축구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됐다.


월드컵 직후엔 PSV에인트호벤으로 팀을 옮기며 박지성-이영표를 데려갔다. 이는 한국 선수의 유럽 진출 러시에 물꼬를 터준 계기가 됐다. 최근까지도 각종 자선사업을 통해 한국과 연을 계속 맺어왔지만 그라운드에서 한국과 적으로 만난 건 실로 오랜만이다.


히딩크 감독 역시 "터키의 경기력도 중요하지만 한국이 어떻게 경기할 것인지도 많이 궁금하다"며 13년 만의 재회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국 축구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았던 히딩크 감독이 새로운 세대를 열어가는 조광래호를 만나 어떤 인상을 받을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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