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호주 최고 부자 자리에 사상 처음 여성이 앉게 됐다. 주인공은 조지나 라인하트(56).
경제전문지 포브스 아시아판 최신호(2월호)에 따르면 라인하트는 아버지 랭 핸콕이 사망한 직후인 1992년 적자 광산업체 핸콕 프로스펙팅을 물려 받은 뒤 흑자로 돌려놓았다.
라인하트의 재산은 지난해 20억 달러(약 2조2000억 원)에서 90억 달러로 급증했다. 치솟는 철광석 가격과 증산 덕이다. 그는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을 통틀어 제2의 여성 갑부다.
라인하트가 일궈놓은 기업 제국은 현재 연간 20억 달러에 육박하는 현금흐름을 자랑한다. 그는 향후 철광산을 더 개발하고 아시아 전역으로 석탄도 수출할 계획이다.
라인하트는 최근 수개월 사이 미디어 산업에도 투자해 주목 받았다. 그는 지난해 11월 TV 방송국 '텐 네트워크 홀딩스' 지분 10%를 1억6500만 달러에 인수했다.
그리고 한 달 뒤인 12월에는 신문사 페어팩스 미디어 지분 2%를 사들였다. 그의 페어팩스 지분은 이후 두 배로 늘어 현재 가치가 1억2000만 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라인하트는 철광석ㆍ석탄 순익을 둘러싼 정부의 추가 과세안에 반대하는 운동도 이끌었다. 그는 세율 인하를 촉구하고 연방ㆍ주(州)의 환경 2중 규제에 대해 비판했다.
그의 주장 가운데 가장 큰 논란을 야기한 것이 광산 개발, 항만 건설, 철로 가설에 외국인 노동력을 동원해야 한다는 부분이다. 이에 호주의 노동조합, 중도좌파 정부, 그리고 그와 손잡은 세계 굴지의 광산업체 리오 틴토까지 비난하고 나섰다.
라인하트가 핸콕 프로스펙팅을 물려 받았을 당시 회사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었다. 그러나 여기에 반짝이는 노다지가 감춰져 있었다.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州) 광산에서 생산하는 연간 2억t의 철광석 대부분에 대해 리오 틴토가 로열티를 지급하는 것이다.
핸콕의 사망 이후 핸콕 프로스펙팅이 성공 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것은 로열티 덕이다. 지난해 라인하트에게 돌아간 로열티만 1억 달러가 넘는다.
그가 리오 틴토와 합작 설립한 광산업체 호프 다운스의 연간 철광석 생산량은 1500만t에 달한다. 이는 2013년 2250만t으로 늘 전망이다. 라인하트는 연간 생산 규모 5500t에 이르는 로이힐 광산을 한국의 POSCO와 공동 개발할 계획도 갖고 있다.
리오 틴토의 고위 임원들은 라인하트에 대해 “앞만 보고 달리는 강단진 여성”이라고 평했다.
사실 그는 부하 직원에게 절대 충성을 요구한다. 자기의 명령대로 행동하지 않는 임직원은 가차 없이 잘라내기도 한다.
하지만 사치라는 것은 모른다. 요즘은 본업보다 자선사업에 더 신경 써 캄보디아에서 고아원 설립을 후원하고 모교인 퍼스 소재 세인트 힐다 성공회 여학교에 기부하기도 한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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