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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알몸 졸업식과 빨간 코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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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알몸 졸업식과 빨간 코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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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uates "forced to strip naked": ROK police
지난해 이맘때쯤 중국 언론에 보도된 우리 아이들의 '알몸 졸업식' 기사 제목이다. 이 황당한 사태에 대통령까지 나서 회초리를 들겠다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리고 꼭 1년이 지났다. 8일부터 17일 사이 전국의 초중고교가 다시 졸업시즌을 맞는다. 이번에는 경찰이 나섰다. 밀가루를 뿌리고 교복을 찢는 등 알몸졸업식을 집중단속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식 이기는 부모 없듯이 근본적인 처방은 아니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정말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그 때 문득 '빨간 코끼리'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알몸 졸업식의 주인공이 바로 빨간 코끼리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미래 가치가 무궁무진한 코끼리를 두고 단지 기성세대 눈에 짙은 회색이 아닌 빨간색이라는 이유만으로 눈 밖에 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어쩌면 아이들은 졸업식이 끝나자마자 짙은 회색의 교복을 던져 버리고 이렇게 외치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 "그래, 난 빨간색이야!"

강요된 회색빛에 가위 눌린 아이들이 12년 동안 몸담았던 학교생활을 가만히 상상해 보았다. 10대 중반의 복잡하고 겉잡을 수 없는 마음, 욕구도 많고 불만도 많은데 어느 한 순간도 풀어주기는커녕 계속 되는 경쟁의 압박. 그런 마음에 파격적인 알몸 의식을 거침없이 펼쳐내기에 이른 건 아닐까? 갑자기 이들을 위해 뭔가 변론을 해 주고 싶어졌다. 이 빨간 코끼리들에게 희망과 도전의 메시지는 없는 것일까? 놀랍게도 역사는 이들을 위해 놀라운 이름들을 숨겨놓고 있었다.


'아인슈타인, 월트 디즈니, 베이브 루스, 에디슨, 에이브러햄 링컨, 윈스턴 처칠,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성공한 인물 가운데는 어려서부터 영특하고 모범생이었으며 가정에서는 효자인 짙은 회색빛의 가치에 충실한 위인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 인물들은 분명 어렸을 때 빨간색 코끼리였다. 학교에서는 구구단을 외우지 못하고 부모님마저 포기했던 아인슈타인. 참신한 아이디어가 없다는 이유로 늘 해고됐던 만화가 월트 디즈니. 무려 1330번의 3진 아웃을 당한 베이브 루스. 어려서 너무 멍청했기에 학교도 제대로 못 다닌 에디슨.


바로 이런 빨간 코끼리들이 20세기 최고의 과학자가 되고, 세계 최초의 테마파크 디즈니 랜드를 만들고, 모두 714개의 홈런을 날려 세기의 홈런왕으로 기억되고, 1093개의 특허 제품으로 20세기 이후 인류 생활에 최대의 변화와 최고의 혁신을 가져온 인물이 됐던 것이다. 윈스턴 처칠도 만년 낙제생이었다. 그런 그가 남긴 유명한 말이 '절대로,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다. 지금 처칠이 살아 있다면 빨간 코끼리들에게 그 말을 꼭 해 주고 싶었을 것이다. 빌 클린턴이나 버락 오바마도 마찬가지다. 어려운 성장 과정을 겪었기에 대통령이 돼서도 교육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누구보다 더 강조하고 있지 않은가.


이쯤 새로운 졸업식 문화를 말할 때가 됐다. 소수의 회색빛 코끼리에게만 상을 주고 나머지 여러 빛깔의 코끼리를 위해선 어떤 격려도 희망도 없이 들러리만을 세우는 졸업식을 새롭게 바꿔볼 때가 됐다. 그래서 모든 졸업생이 희망의 기쁨과 도전의 기대를 안고 미래로 전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다. 빨간색, 회색, 노란색, 파란색 코끼리들이 저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해 자신의 성장 과정에 자신감을 가지고, 동료들의 성장 과정에 대해서도 서로 이해하고 함께 나누는 큰 축제로 탈바꿈하는 그런 졸업식 말이다. 아이들 모두가 사랑받는 그런 졸업식을 만나고 싶다.




황석연 사회문화부장 skyn1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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