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국내 창작 뮤지컬 '천국의 눈물'이 또 다른 대작 뮤지컬의 탄생을 알렸다.
지난 1일부터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 중인 '천국의 눈물'은 베트남 전쟁 속에 피어난 가슴 시린 사랑 이야기를 장대하게 펼쳐낸 블록버스터급 뮤지컬. 공연을 시작한 지 1주일도 채 안됐지만 벌써부터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천국의 눈물'이 주목받은 첫 번째 이유는 주인공 준 역을 맡은 김준수(시아준수)였다. 인기 아이돌 그룹 JYJ의 멤버에서 뮤지컬 스타로 재탄생한 김준수의 존재는 막강한 티켓 파워를 부여했다.
1차분 1만 5,000석 5분, 2차분 1만 3,000석은 티켓 오픈 3분 30초 만에 매진됐고, 지난 31일 3차 예매분 4500석조차 2분 30초 만에 동났다. '지킬앤하이드'의 조승우에 버금가는 티켓 파워였다. 유례없는 매진 행렬에 암표 값은 300만 원까지 뛰어올랐다.
하지만 '천국의 눈물'에 김준수만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화려한 캐스팅과 연출진은 물론, 웅장한 스케일과 무대가 돋보이는 작품이기 때문.
'천국의 눈물'의 창작 과정엔 '지킬앤하이드'로 관객에게 인정받은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과 '스위니 토드'의 연출가 가브리엘 베리, 브로드웨이 제작진이 대거 참여했다. 특히 '호랑이와 비둘기' '이렇게 사랑해본 적 없어요' '내 말리 들리나요' 등의 곡은 와일드혼 특유의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웅장한 스케일이 압권이다.
화려한 캐스팅도 돋보였다. 김준수는 실력파 아이돌가수답게 미성과 허스키 보이스를 적절히 섞어 인상적인 퍼모먼스를 보여줬다. 그 외에도 한국 뮤지컬계의 정상급 디바 윤공주, 여성듀오 다비치의 멤버 이해리는 여주인공 린 역할을 맡아 탁월한 가창력을 과시했다. 세계적 뮤지컬 스타 브래드 리틀도 미군 그레이슨 대령 역할을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 장악력을 선보였다.
여기에 다채로운 색과 빛의 향연이 펼쳐지는 무대 연출이 더해졌다. 무대 전면을 뒤덮는 48개의 LED와 700번의 조명큐, 백스크린을 활용한 입체적인 영상미는 눈길을 사로잡았다. 리프트와 움직이는 각종 대형 세트는 무대 활용의 정점을 보여줬다. 다른 대작들에 비해 다소 무대 크기가 작았음에도 전혀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였다.
5일 공연을 찾았던 관객들도 "기대 이상의 작품이었다"고 호평을 내놓았다. 특히 자신을 김준수의 팬이라 밝힌 한 관객은 "솔직히 김준수가 아니었으면 보지 않았을텐데, 그랬다면 크게 후회할 뻔 했다"며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천국의 눈물'은 설앤컴퍼니(대표 설도윤)와 크리에이티브프로덕션이 세계 시장을 겨냥해 선보이는 글로벌 프로젝트다. 창작 뮤지컬임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음악과 탄탄한 스토리 구성 등 작품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3년6개월의 준비기간과 5개국(헝가리, 뉴욕, 캐나다, 체코, 일본) 방문 뒤 기획될 만큼 공력도 들였다. 음악감독인 와일드혼 자신도 "지금까지 음악작업 중 가장 창조적이고 멋진 작업이었다"고 평할 정도였다.
한편 '천국의 눈물'은 1일부터 3월 19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에서 공연된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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