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포스트 박지성' 시대를 준비 중인 조광래 대표팀 감독이 박주영의 새로운 활용법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2011 아시안컵을 마친 한국 축구 대표팀은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날 조 감독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박지성의 은퇴 이후 대표팀 전술 변화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당장 박지성의 공백을 메울 선수는 없다"고 단정했다. 그러면서도 "장기적 관점에서 구자철(제주)과 박주영(AS모나코)을 그의 대체자로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특히 박주영의 활용법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을 부연했다. 박주영을 최전방이 아닌 2선 스트라이커나 왼쪽 측면으로 이동시키는 것. 두 포지션 모두 박지성이 주로 뛰어온 자리다. '박주영 시프트'라 부를 만하다. 박주영은 과거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중앙뿐 아니라 왼쪽에서 뛴 경험이 있다. 지동원(전남)과 구자철이 이번 아시안컵을 통해 생각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인 것도 한 몫 했다.
물론 검증이 필요하다. 박주영의 파괴력은 중앙에서 뛸 때 더 빛났다. 특히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탁월한 움직임이나 뛰어난 헤딩 능력은 아무래도 측면보다 중앙에서 발휘되기 쉽다.
그렇다고 이렇다할 왼쪽 측면 자원도 떠오르지 않는다. '왼발 스페셜리스트' 염기훈(수원)은 월드컵 부진에 대한 압박감을 완전히 떨치지 못했다. 소속팀에선 펄펄 날지만 유독 대표팀에선 기대만큼 기량 발휘가 안된다. 김보경(세레소 오사카) 조영철(니가타) 등 어린 선수들도 아직 좀 더 성장해야 한다.
박주영 대신 구자철이 왼쪽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구자철의 주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였다. 아시안컵에서의 공격형 미드필더 기용은 성공했지만 측면은 미지수로 남아있다.
이런 점 때문에 조 감독은 박지성의 공백이 당분간 메워지기 힘들 거란 생각이다. 홍철(성남) 윤석영(전남) 등 젊은 K-리거가 이영표의 빈자리를 어느 정도 메워 줄 것이라 말한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박주영 시프트'의 첫 번째 시험 무대는 오는 2월 9일 터키와의 원정평가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무릎 부상 이후 재활에 몰두했던 박주영은 31일 소속팀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경기 장소도 한국이 아닌 터키여서 차출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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