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미국이 중국에 위안화 절상압박을 하고 있는 가운데 노벨 경제학 수상자인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로버트 먼델 교수가 중국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반드시 위안화 절상에 나서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먼델 교수는 과거에도 위안화 절상을 둘러싼 미·중간 논쟁에 대해 미국이 위안화 절상을 요구하며 대중 압박에 나서기 보다는 중국이 내수를 진작하도록 유도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한 바 있다.
먼델 교수는 17일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 10년간 위안화-달러환율은 (급격한 변동 없이) 비교적 안정적 수준을 유지해 왔고 이는 아시아 전체의 안정에도 기여해 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위안화를 항상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편이 훨씬 더 낫다"고 덧붙였다.
먼델 교수는 그러나 "만약 (중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 경제와 달러가 불안정해지기 시작할 경우 주요 논쟁은 환율이 될 것"이라면서 "이 때 중국은 위안화를 절상해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먼델 교수의 발언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이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워싱턴포스트(WP)와의 공동 서면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은 환율 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 주요 요인이 될 수 없다"고 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반면 미국은 중국의 입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측에 연일 위안화의 가파른 절상을 요구하고 있다.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부 장관은 14일 "중국의 인플레이션 상승 속도가 미국보다 빠르기 때문에 위안화 절상 속도도 연간 10%를 넘어야만 의미가 있다"고 언급해 중국에 또 한 번 위안화 가치 인상에 나설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먼델 교수는 또 위안화의 향후 지위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중요한 국제 기축통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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