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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밀너:실리콘밸리에 투자한 러시아 IT '큰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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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T는 러시아 웹 광고시장 40% 점유

[아시아경제 김민경 기자]

유리 밀너:실리콘밸리에 투자한 러시아 IT '큰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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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의 페이스북 투자가 알려지면서 월스트리트의 눈은 다시 한 번 러시아 IT계의 '큰 손' 유리 밀너(48)를 주목했다.


유리 밀너는 페이스북 외에도 게임서비스 징가, 소셜커머스 그루폰 등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잘 나가는' 인터넷 기업 20여개에 10억달러(약 1조1200억원)가 넘는 금액을 투자한 '큰 손'이자 러시아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웹사이트들을 소유한 IT 거물이다.

페이스북에 두 차례에 걸쳐 3억2500만달러(약 3600억원)를 투자해 유명세를 떨친 디지털스카이테크놀러지(DST)는 밀너가 2005년 그레고리 핑거와 공동 설립한 업체로, 러시아 철강재벌이자 영국 프리미어리그 아스날팀의 주주인 앨리셔 우스마노프와 골드만삭스 등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DST는 지난해 투자 부문의 DST글로벌과 웹서비스 부문인 메일닷루(Mail.ru)를 분리하고 Mail.ru를 영국 주식시장에 상장해 50억달러(약 5조6000억원)를 조달했다. 메일닷루는 야후와 유사한 포털인 mail.ru외에도 구인사이트 헤드헌터(headhunter.ru), 소셜네트워크사이트 (Vkontake.ru), 동창찾기 사이트(Odonoklassniki.ru) 등을 운영해 러시아 전체 웹 광고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다.

밀너는 DST를 통한 투자 외에도 그루폰, 징가 등에 개인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밀너는 빌 게이츠나 마크 주커버그로 상징되는 실리콘밸리의 벤처사업가들과는 매우 다르다는 평가다. IT업계의 새로운 흐름을 잘 읽고 신생기업에 주목하지만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초기 단계가 아니라 사업성이 확실해진 시점에, 특히 이들 기업이 상장이 예견되는 시점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그의 이력 역시 젊은 시절 개발과 창업에 뛰어든 다른 실리콘밸리 CEO들과는 거리가 멀다. 밀너는 국립모스크바대학에서 입자물리학을 전공하고 1998년까지 구 소비에트연방 과학원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이후 소비에트 붕괴 즈음 미국으로 건너가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에서 러시아인 최초로 경영학석사(MBA)를 마쳤다. 그 뒤 세계은행(World Bank)에서 3년여 간 러시아 금융개발에 관여하다 러시아로 돌아가 석유재벌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가 세운 메나텝 은행에서 투자은행 업무를 맡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인터넷에 관한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읽은 것이 IT 사업에 뛰어든 계기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판 이베이나 아마존을 만들겠다던 꿈은 인터넷 버블이 꺼지면서 1년만에 물거품이 됐다.


이후 그는 냉철하고 분석적인 사업가로서 입지를 다졌다. 메일닷루의 전신인 얀덱스(yandex)를 인수하면서 출근 첫날 80%의 직원을 해고한 것은 한 예다. 밀너는 "광고에 의존하는 무료사이트였는데 광고가 전혀 없어서 그냥 '무료'였다"며 당시 해고 배경을 설명했다. 밀너는 2년 간 경영을 맡아 결국 손익분기점을 달성했다.


그는 자신이 투자한 실리콘밸리 업체들의 경영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서로 경쟁상태에 있는 업체들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는 게 밀너의 설명이다. 그러나 그가 운영하는 Vkontake.ru사이트가 페이스북의 가장 강력한 러시아 경쟁업체라는 점은 흥미롭다.


"나는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CEO들의)머슴(servant)"이라는 그의 발언도 화제가 됐다. 지난해 11월 웹2.0서미트에서 밀너는 "러시아 독점재벌(oligarch)이 아니냐"는 질문에 "독점재벌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권력을 갖고, 지배하는 사람들인데 영화(소셜네트워크)를 보면 알겠지만 그 천재들에게 권력을 행사하기란 불가능하다"며 "나는 나와 투자자들의 이익을 그들과 연결해주는 머슴"이라고 답했다.




김민경 기자 skywalk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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