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모빌리티로 분사, 본사 그렉 브라운-국내 정철종 사장이 맡아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세계 최초로 무전기와 휴대폰을 개발해 상용화한 모토로라가 설립 82년만에 휴대폰 사업을 분리했다.
모토로라는 4일(현지시간) 산업용·휴대용 기기 및 통신 장비, 전자태그(RFID) 등의 솔루션 사업을 담당하는 '모토로라 모빌리티'와 휴대폰을 비롯한 소비자 기기 전문 업체 '모토로라 솔루션스' 2개의 회사로 분사했다.
기존 모토로라의 전 사업부문에서 휴대폰 부문만 별도로 분리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설립하고 기존 사업부문은 '모토로라 솔루션스'로 사명을 변경한 것이다.
정철종 모토로라 모빌리티 코리아 사장
산제이 자 모토로라 모빌리티 CEO
모토로라의 최고경영자(CEO)였던 그렉 브라운과 산제이 자가 분리된 회사를 각각 맡았다. 그렉 브라운은 모토로라 솔루션스를 담당하고 산제이 자는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담당한다.
국내서는 정철종 현 모토로라 사장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맡고 솔루션 사업을 총괄하던 최건상 전무가 사장으로 승진해 모토로라 솔루션즈를 맡는다.
산제이 자 CEO는 "전세계 2만 명 이상의 직원, 이미 등록되었거나 출원 중인 2만4500개의 특허,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기반으로 모토로라 모빌리티는 차별화된 소프트웨어 경험을 제공하는 최첨단 기기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모토로라가 휴대폰 사업을 분리한 까닭은 휴대폰 사업의 부진 때문이다. 모토로라는 한때 단일 모델로 3000만대 이상 판매된 '레이저'의 인기에 힘입어 세계 2위 휴대폰 업체인 삼성전자의 뒤를 바짝 쫓았지만 이후 부진에 시달리며 대규모 적자를 내며 사업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결국 모토로라는 지난 2008년 3월 휴대폰 사업을 분사하기로 결정한 뒤 올해 분사작업을 마무리했다.
업계는 모토로라의 분사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통신 솔루션 부문과 부침이 심한 휴대폰 사업을 별도로 분리할 경우 재무적인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다.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맡은 산제이 자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기반한 스마트폰 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모토로라는 지난 해 큰 인기를 모은 '드로이드'를 비롯해 '디파이', '마일스톤' 등의 제품을 내면서 안드로이드폰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모토로라는 지난 1928년 캘빈매뉴팩처링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이후 1930년 모토로라 브랜드로 세계 최초 무전기를 상용화한데 이어 1956년에는 역시 세계 최초로 무선호출기를 상용화했다. 이후 1983년 세계 최초의 상용 휴대폰 '다이나택'을 출시하고 최소형 아날로그 휴대폰 '스타택' 등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글로벌 휴대폰 시장을 선도해왔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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