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유재석이 지난해에 이어 2010 MBC 방송연예대상에서도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유재석은 29일 오후 10시부터 경기도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2010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에서 그랑프리에 해당하는 대상을 수상했다.
무대에 올라 상을 건네받은 유재석은 “그 어느 때보다 죄송하다는 생각이 든다. 박미선, 강호동 등이 영광을 받아야 옳은 것 같아 그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올 한해 '무한도전'과 '놀러와'를 이끌며 '국민MC'다운 활약을 펼쳐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유재석에겐 통산 7번째 연예대상 대상 수상이다.
유재석이 같은 프로그램으로 2년 연속 수상했다는 사실 뒤에는 올 한해 전반적으로 부진을 보인 MBC 연예 프로그램의 고민이 담겨 있다.
토요 심야 예능 프로그램인 '세바퀴'를 제외하면 MBC에는 20%대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프로그램이 없었다.
유재석이 진행하는 MBC의 간판 예능 '무한도전'은 이미 평균 시청률에서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인 SBS '스타킹'에 밀린 지 오래다. 4년 연속 MBC 연예대상에서 시청자가 뽑은 최고 인기 프로그램상을 받았지만 올해는 '세바퀴'에 양보했다.
국내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독창성이나 도전적인 면에서 최고의 점수를 받고 있는 '무한도전'은 2007년 정점을 찍은 뒤 조금씩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탄탄한 고정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반면 일반 시청자들의 이탈이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놀러와' 또한 매번 신선한 게스트 섭외와 기획으로 호평받고 있지만 시청률은 정체돼 있다. 다시 말하면 같은 프로그램에서 같은 모습만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유재석에게 시청자들이 더 이상 신선함을 느끼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두 프로그램 모두 고정 팬들로부터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많이 노쇠한 인상을 주고 있다. 유재석 역시 새로운 프로그램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유재석의 대상 수상은 MBC 예능 프로그램 진행자들 중에서 그의 활약을 넘어서는 진행자가 없었다는 의미도 있지만, 또 다른 대상 수상자를 배출할 만한 프로그램이 많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오랜 침체가 MBC 예능의 암흑기를 주도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이번 연예대상에서 특별상(신현준 정준호)을 수상하는 데 그쳤다.
활력을 잃은 MBC 연예 프로그램들 속에서 유재석의 방송연예대상 대상 수상은 충분히 예상 가능하지만 맥빠진 결과이기도 하다. 유재석이 내년에도 '무한도전'과 '놀러와'로 다시 대상을 수상하게 될까. MBC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 kav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