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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교포주주와 임원의 스폰서 관계가 신한사태 원인"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26초

[아시아경제 박현준 기자] "재일 교포 주주들과 임원들의 스폰서 관계가 문제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이중희)는 29일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 등 관계자 4명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신한사태'의 원인을 이같이 짚었다.

검찰은 지난 9월 신상훈 사장에 대한 고소로 시작해 넉달간 상호간 비방과 이면 합의, 고소 취하 등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태의 바탕에는 신한은행 구조적 취약함이 있다고 분석했다.


검찰이 주목하는 측면은 ▲재일 교포 주주들과 은행임원의 스폰서 관계 ▲퇴직 후에도 이어지는 임원과 은행의 밀착 ▲라응찬 전 회장의 리더십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신한은행 임원들은 스폰서 관계에 있는 재일 교포 주주들에게서 돈을 쉽게 가져다 썼다"고 지적했다.


신 전 사장은 지난해 5월 재일 교포 주주 이모씨에게서 엔화 3000만엔을, 2008년 12월부터 지난해 7월 사이에는 재일 교포 주주 윤모씨에게서 5억원의 뒷돈을 챙긴 혐의를 받고있다.


이 행장 역시 지난해 4월 재일 교포 주주 김모씨에게서 5억원을 받아 자금세탁을 거쳐 은행 대여금고에 보관하다 검찰에 걸려들었다.


이는 "금융지주회사의 임직원은 직무와 관련해 증여를 받거나 뇌물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금융지주회사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다.


검찰 관계자는 "재일 교포 주주들이 '나고야 오라'고 했을 때 빅3가 직접 가는 걸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스폰서 관계에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5000여명의 교포 주주들이 갖고 있는 신한금융지주 주식은 17% 정도지만, 평소의 스폰서 관계를 고려할 때 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또 재일 교포 주주들의 막강한 힘은 은행의 대출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검찰 조사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재일 교포 주주들의 자산을 직접 관리해주는 한편, 각종 대출도 해줬다. 이 가운데 한 재일 교포 주주는 31억엔의 대출을 받기도 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임원들이 퇴직 후에도 자문료 등의 명목으로 돈을 받아가는 밀착 관계도 신한사태의 원인으로 올렸다. 이희건 명예회장은 일본에서 한국으로 들어올 때마다 자문료 명목으로 한 번에 현금 1100만원을 받아갔다. 모두 행장의 판공비나 기밀비에서 나간 돈이다.


검찰은 신 전 사장과 이 행장이 이를 기회로 명예회장의 자문료 명목으로 15억6600만원을 형성해 빼돌려 썼다고 보고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5~2009년에 '이희건' 명의의 계좌를 만들어 수억원대의 비자금을 뒤로 챙긴 뒤, 계좌를 폐쇄하는 수법을 사용한 혐의가 있다.


수사를 마친 검찰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거의 라 회장 개인의 전적인 의사에 따라 운영됐다"고 요약했다.


실제로 은행 실무자는 지난 대선 직후 "라응찬 회장이 3억원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는 이 행장의 말에 어디에 사용되는지 살펴보지도 않고 돈을 구해줬다. 이 돈은 정치권에 전달됐다는 의혹을 샀지만 이 행장의 진술거부로 검찰이 구체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하지만, 검찰은 신 전 사장이 2008년 대검의 박연차 수사로 라 전 회장의 이름이 오르자 재일 교포주주들에게서 받은 뒷돈으로 사라진 3억원을 메우려 한 정황을 확인해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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