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체불 근로자 권익 증진 방안 마련
[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도산기업 퇴직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체당금(替當金)'을 건설현장의 '십장(什長)' 소속 근로자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는 건설현장의 십장이 별도 사업주로 인정되고 있어 십장 소속 근로자가 체당금을 받기 위해서는 십장에 대한 '도산 등 사실인정'을 별도로 받아야 하지만 대부분의 십장은 한 현장에서 6개월 이상 일을 계속하는 경우가 많지 않고 사업자등록도 돼 있지 않아 도산인정을 받기가 어려웠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등록된 직상급(다단계 하도급의 최하위) 건설회사의 도산으로 십장이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경우 당해 공사에서 발생한 임금에 한해 십장 소속 일용근로자도 체당금 지급대상이 되도록 제도개선을 권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아울러 ▲'도산 등 사실인정'을 판단할 때 주요 업무시설이 체불임금으로 압류된 상습적 체불사업장도 폐지과정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정부에서 운영하는 구인구직정보 사이트인 'Work-net'에 구인업체의 체불 여부를 검색할 수 있도록 하고 ▲상습적 임금체불 사업장에는 신규고용촉진장려금을 제한해 체불근로자의 발생을 예방하도록 하는 방안도 담았다.
권익위는 이와 함께 ▲근로자가 밀린 임금을 받기 위해 고용노동부에 진정한 뒤 사업주의 지급약속으로 취하했으나 사업주가 계속 임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재진정하거나 고소가 가능하도록 하고 ▲체불금품확인원(근로감독관이 체불임금 등의 액수를 확인하여 발급)에는 평균임금 등이 누락되지 않도록 기재사항을 명시해 법원 경매 시 임금채권 최우선 변제를 위한 다툼의 소지를 줄이도록 권고했다.
한편 지난해 고용노동부에 임금체불을 진정한 근로자 수는 30만651명, 체불금액은 2008년보다 40% 늘어나 약 1조3000억원에 달했다. 권익위에 임금체불 관련해서 접수된 고충민원도 2009년도에는 162건이었으나 올해는 상반기에만 183건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이번 제도개선 권고가 임금체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체불근로자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체당금: '임금채권보장법'에 의해 근로자가 기업도산 등의 이유로 임금이나 퇴직금을 받지 못할 경우, 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해서 일정한 한도 내에서 지급해 주는 돈
황상욱 기자 o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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