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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서울국제고 ‘480개 맞춤형 문제’ 만들어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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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황석연 교육전문기자]

[단독]서울국제고 ‘480개 맞춤형 문제’ 만들어 뽑았다. 2011학년도 서울국제고 자기주도학습전형은 폭넓은 독서와 토론이 중요한 잣대로 적용되었다. 미래의 리더를 길러내자면 깊이 있는 사고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서울국제고 학생들이 지난 10월 교내 유엔 모의수업에서 열심히 토론에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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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서울국제고(교장 이병호) 입학사무처는 빗발치는 문의전화로 몸살을 앓았다. 2011학년도 합격자 154명의 명단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한 학부모는 중학교 내내 영어 1등급을 받은 아이가 떨어진 이유가 궁금하다며 전화에 매달리기도 했다. 부족한 점을 알아야겠다는 것이다.

입학사정관 업무를 총괄하는 정진선(43) 교사는 "올해 처음 도입된 자기주도학습 전형이 성공할 지 의구심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았다"면서도 "합격자를 뽑고 보니 제도가 잘 정착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고를 비롯해 외고와 과학고, 자율형 사립학교 등 대부분의 특목고에 처음 도입된 '자기주도학습 전형'이 몰고 온 새로운 입시 트렌드를 추적해 보았다.

◆ ‘자기주도학습 전형’ 어떻게 진행하나
서울국제고의 올해 지원자는 모두 388명이다. 지원자는 대부분 중학교에서 1~2등을 다퉈 온 수재들이다. 해외거주자 등 특례입학 3명과 국가유공자 1명을 뺀 120명이 일반전형으로 선발된다. 30명은 사회적배려 대상자 몫이다. 올해는 일반전형에 333명, 사배자 전형에 49명이 지원했다. 일반 전형의 경우 평균 2.7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자기주도학습 전형의 총 배점은 200점이다. 이 가운데 중학교 2학년 중간고사부터 3학년 기말고사까지 모두 네 번의 내신성적이 각각 40점씩 모두 160점 반영된다. 9등급으로 나눠진 학기별 영어 내신성적은 등급간 점수 차이가 따로 매겨진다. 1등급과 2등급의 점수 차이는 1.6점이다.


서울국제고는 이 내신성적과 출결점수만으로 1차 합격자 240명을 추려내 지난 6일 발표했다. 1~2점으로 당락이 갈리는 상황에서 결석 1회는 1점이 깎이므로 결석사유는 불합격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날부터 2차 면접시험이 치러진 10일까지 27명으로 이뤄진 입학사정위원회가 합숙을 통해 제출된 서류 검토와 문제 출제에 들어갔다. 입학사정관들은 학생 1인당 모두 5종의 제출서류를 받아 일일이 검토했다. 학교장 추천서 1장, 담임교사와 교과교사가 각각 제출한 추천서 2장, 학교생활기록부 사본, 학습계획서가 그것이다.


◆ 서류검토 통해 개별 면접 문제 만든 입학사정관들의 4박5일
합숙기간 동안 입학사정관으로 면접 문제를 만드는 작업에 참여했던 장준현(49) 교사는 교육청 입학사정관 연수를 받는 등 1년 동안 착실히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외부 위촉사정관을 포함해 모두 3명으로 한 팀을 이룬 사정관들은 1개팀당 40명씩 모두 7개팀이 돌아가며 1차 합격자 240명의 서류를 꼼꼼히 검토하고 질문 문항을 일일이 만들었다.


반면에 교과 관련 성적 자료는 어떤 것도 들여다 볼 수 없었다. 다만 제출된 추천서와 생활기록부 사본을 통해 어떤 품성을 지녔으며 장래 희망은 무엇이고 어떤 책을 읽으며 생활해 왔는지를 꼼꼼히 챙겼다.


10일 치러진 면접에는 학생 1인당 4개의 면접 문항이 주어졌다. 문제를 받아든 학생들은 6분 동안 살펴본 뒤 마찬가지로 나머지 6분의 시간동안 4개 문항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혀야 했다. 거의 '즉문즉답' 형식이다.


이를 위해 사정관들은 합숙기간 동안 240명 전원을 대상으로 각각 다른 맞춤식 문제를 만들었다. 방식은 이런 것이다. 우선 2개 문항은 전 학생을 대상으로 한 공통 문제다. 올해는 서울국제고에 지원하게 된 동기를 묻는 것(10점)과 입학 후 학교생활에서 겪게 될 어려운 상황을 하나 가정한 뒤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를 묻는 질문(10점)이 준비됐다. 1분30초 만에 1문항씩 답변을 해야 했다. 소위 '목표의식'과 '역경극복 의지'를 묻는 문항이다.


나머지 두 문항은 개별 학생들의 서류 검토를 거쳐 맞춤식으로 제작됐다. 1차 합격자가 240명 이므로 각각 다른 480개의 문제를 출제하는 것이다. 하나는 학생의 봉사활동 내용이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것(10점)이다. 거짓 경험이나 의미없는 활동을 보여주는 것을 가려내기 위해서다.


나머지 하나는 독서경험에 관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례를 물어보는 방식(10점)이 동원됐다. 전공이나 향후 진로와 관련된 책 한 권과 교양 도서 한 권 이렇게 두 권의 독서경험을 학생들은 학습계획서에 600자로 담아야 했다.


◆ 480개의 맞춤형 문제 어떤 것들인가

[단독]서울국제고 ‘480개 맞춤형 문제’ 만들어 뽑았다.

"저자가 말한 '신자유주의'가 무엇이고 그것이 실패했다고 하는 데 그 실패의 의미를 이야기해 보세요."


장하준 교수의 '나쁜사마리아인들/부키'을 읽었다고 적은 학생의 독서경험을 토대로 사정관들이 만들어 낸 맞춤식 면접 문항은 이런 식으로 구성됐다. 학생이 제대로 책을 읽고 고민해 보지 않았다면 우물쭈물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장 교사의 설명이다.


심리학을 좋아한다는 한 학생은 전공 관련 도서로 토니야 레이맨의 '왜 그녀는 다리를 꼬았을까/21세기북스'를 읽은 경험을 적어냈다. 이를 본 사정관들이 만들어 낸 문제는 이렇다.


"눈에 보이는 행동에는 숨어있는 내면의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말하고 그것과 비숫한 사례를 말하라."


장 교사는 면접고사 때 이 학생이 설명한 답변 내용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사람이 거짓말을 하면 정면을 응시하지 못하고 입을 가리고 말한다는 식으로 정확히 설명해 냈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적어낸 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잠시 생각을 하다 '내 영혼이 따뜻한 날들/포리스트 카터/아름드리미디어'인 것 같다고도 했다. 교양 도서로 가장 많이 적어낸 책이라는 설명이다.


이렇게 4개의 문항(40점)에 대한 평가가 내려지면 이를 모두 평균하여 비교하고 사정관들끼리 수차례 검토를 거쳐 최종 합격자를 걸러내는 식이다. 면접 당일인 10일에는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20명씩 묶어 면접과정에 참여시켰다.


기록에만 있고 누군가 대신해 준 경우도 발견됐지만 ‘자기주도학습 전형’의 취지가 다른 데 있는 만큼, 어떤 마음과 자세로 대처했는지를 파악하고 마음과 행동의 변화를 확인하는 데 주력했다는 것이 입학사정관으로 참여한 교사들의 일치된 견해였다.


최춘옥 서울국제고 교감은 "영어 한 가지만 반영하는 1차 전형이 학생들의 잠재력을 평가하는 데 부족하다고 느껴 2차 면접고사를 통해 성장잠재성이 무한한 아이들을 선발하고자 노력했다"며 "교과교사들이 작성한 학습계획서와 지원동기 관련 서류나 담임교사들이 만든 독서와 봉사체험 기록이 면접 문항 작성에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고 말했다.


따라서 중학교 재학 중에 담임교사를 비롯한 선생님들과 대화를 통해 내실있게 공부하는 것이 서울국제고 입학의 지름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선발과정을 거쳐 설립 4년째를 맞은 서울국제고는 올해 서울대 수시전형에서만 13명의 합격자를 내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 주변을 놀라게 하고 있다.


[단독]서울국제고 ‘480개 맞춤형 문제’ 만들어 뽑았다.

교육과학기술부의 한 관계자는 "올해 처음 자기주도학습 전형을 도입한 외고와 국제고 등 특목고의 수가 71개교에 달한다"며 "대학에서 도입한 입학사정관제와 연계되는 만큼 입시제도로 차츰 현장에 자리를 잡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런 입시제도의 변화 탓일까. 교과부가 17일 밝힌 자료에 따르면, 특목고 준비 학원생 수가 66.6%가량 줄어들고 TEPS 응시자수도 19%, 올림피아드 응시자수 수학ㆍ물리 37% 감소, 화학 41%가 줄어들었다고 보고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학교 단계에서 사교육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혀 온 외국어고의 입시 경쟁률도 서울지역의 경우 지난해 3.1대 1에서 1.4대 1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황석연 교육전문기자 skyn11@




황석연 기자 sky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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