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연속 52주 신고가.. '오버슈팅' 우려
[아시아경제 정호창 기자]대한통운의 주가 상승세가 무섭다. 일주일 사이에 무려 25% 이상 급등했다.
그동안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 됐던 점을 감안한다 해도 지나치게 가파른 상승세다. 목표주가를 제시했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오버슈팅'을 걱정할 정도라 추격 매수에는 신중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나흘째 신고가.. 10만원이 코 앞
대한통운 주가는 이달 들어 52주 신고가를 네번이나 갈아치웠다. 지난 3일 장중 8만1700원으로 신고가를 깬 뒤 어제까지 4거래일 연속 신고가를 경신하며 9만5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12월 들어 6거래일 동안 25.49%(1만9300원)가 올라 10만원 돌파를 코 앞에 두고 있다.
9일 오전 9시6분 현재는 전일 보다 300원(0.32%) 떨어진 9만4700원에 거래되며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통운 주가가 10만원대 근처에 도달한 것은 1년 6개월만이다.
◆개인 주도 상승.. 기관과 외국인은 순매도
이달 들어 대한통운의 주가 상승을 이끈 건 개인투자자들이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개인들과는 철저히 반대로 움직였다.
개인은 지난 1일부터 어제까지 6거래일 동안 하루만 빼고 5일 모두 대한통운 주식을 순매수했다. 반대로 기관과 외국인은 개인이 순매도로 돌아선 지난 3일 딱 하루만 순매수했을 뿐 나머지 5일은 모두 대한통운 주식을 순매도 했다.
이는 대한통운의 최근 주가 상승이 실적에 대한 기대나 기업가치 등 객관적 요인 보다는 다른 이유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주가 상승의 배경이 전자라면 개인보다 정보력이 앞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주식을 내다팔리 없기 때문이다.
◆검증 안 된 'M&A 이슈'가 주가상승 견인
실제로 대한통운에 대한 목표 주가를 제시했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 모두 최근의 주가상승이 '펀더멘탈' 보다는 다른 요인에 의해 이뤄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윤관철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의 주가 급등은 펀더멘탈 보다는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재매각 움직임이 본격화 되는 것과 관련한 시장의 기대감 때문" 이라고 분석했다.
산업은행이 올해 말까지 대우건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금호그룹 리스크 해소와 인수합병(M&A) 이슈에 대한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것.
정윤진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정 애널리스트는 "최근의 주가 급등은 포스코가 대한통운을 인수할 것이라는 루머 등 검증되지 않은 M&A 이슈가 기여한 부분이 커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당분간 관망 추천
현 주가 수준의 적정성과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두 애널리스트가 일치된 의견을 보였다.
윤 애널리스트는 "대한통운의 올해 경영실적과 기업가치를 고려할 때 10만원 근처의 주가는 적정한 수준이라 할 수 있지만, 너무 짧은 기간에 급증한 것이 부담" 이라며 "펀더멘탈 상으로 현재 주가에 도달한 것이 아닌 만큼 당분간은 추격 매수보다는 주가 추이를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주가순자산비율(PBR)로 보면 10만원대 주가는 PBR 1.2배 정도로 적정 수준이긴 하지만 최근 움직임은 오버슈팅에 가까워 보인다"며 "대한통운의 유통주식이 적어 단기 급등과 착시효과가 나타나는 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이어 "기업가치로만 본다면 주가가 추가 상승하기 위해선 순익이나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이 올라가야 하는데, 사업의 성장성이 높은 편이 아니다"며 주가 움직임에 대한 관망을 추천했다.
정호창 기자 ho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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