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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리는 외박중' 순수는 현실을 이기지 못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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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리는 외박중' 순수는 현실을 이기지 못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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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황용희 연예패트롤]KBS 월화드라마 '매리는 외박중'이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초부터 방영된 '매리는 외박중'은 전체 분량의 절반 가까이를 소화한 현 시점까지도 한 자리수 시청률에 머물고 있다. 경쟁작인 '자이언트'가 연일 자체 최고시청률을 경신하는 것과도 극명하게 대비를 이룬다.

일각에선 '매리는 외박 중'의 저조한 시청률에 대해 '특성 없고 긴장감이 없다'내지는 '현실감 없는 만화같은 이야기'로 폄하하기도 한다.


실제로 '매리는 외박 중'은 동명의 순정만화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다. 그만큼 기존 드라마와는 다른 캐릭터와 전개 방식을 갖는다. 그런데 경쟁작과 달리 빠른 전개도, 극한적인 대립구도도 없다. 가상결혼이란 소재도 자극적이라기 보단 엉뚱함에 가깝다.

그러나 순정만화 원작답게 '매리는 외박 중'에는 순수함이 있다. 특히 매리(문근영 분)-무결(장근석 분)-정인(김재욱 분) 등 주인공 '아이들'의 태도는 더욱 그렇다.


사실 '매리는 외박 중'에 나오는 어른들은 만화적 캐릭터로 조금 과장되었을 뿐, 자신의 욕망을 위해 어떤 일도 서슴지 않는 막장드라마 속 인물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매리의 아빠 위대한(박상면 분)은 빚 독촉에 시달리다 절친한 형인 정석(박준규 분)의 도움을 받고, 대신 정석의 아들인 정인과 매리의 결혼을 약속한다. 매리의 엄마를 잊지 못해 매리를 며느리로 들이려는 정석에게도 매리와 정인의 마음은 중요하지 않다. 오직 매리의 엄마를 향한 자신의 순정만이 중요할 뿐이다.


무결의 엄마 감소영(이아현 분)도 마찬가지다. 자신보다도 자녀를 아끼는 보통의 '엄마'와 달리 소영은 자기애로 가득차 있다. 모성애는 커녕 이기적일 정도로 자신의 연애와 사정만을 생각할 뿐, 아들에 대한 깊은 애정은 보여주지 않는다.


욕망에 사로잡힌 어른들에 아이들은 상처받는다. 무결은 엄마에 대한 애정결핍으로 '어떤 여자도 한 달 이상 만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정인은 야쿠자 출신 아버지 때문에 어린 시절 죽음의 위기에 처했고, 그래서 더욱 아버지에 의해 강하게 길러진 정인은 '아버지는 내게 신이다. 자비로우면서도 가혹한...'이라고 고백한다. 매리와 정인 역시 각자의 아버지로부터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사랑과 결혼을 강요받는다.


그러나 상처는 아이들의 성격까지 일그러지게 하지 못한다. 매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마냥 쾌활하고 사랑스럽고, 무결은 보헤미안적 자유로움과 순수한 음악적 열정을 갖고 있다. 정인 역시 자신이 받은 상처만큼 다른 사람을 더욱 배려하는 신사다운 매력을 갖추고 있다. 어른들이 준 아픈 상처에 대해서도 아이들은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고 웃어 넘긴다.


동시에 아이들은 순수와 긍정의 에너지로 어른의 세계에 맞선다.
매리는 반항하는 대신 가상결혼이란 엉뚱한 상상력을 발휘해 아빠의 강요를 벗어나려 하고, 무결은 자신에게 무관심하고 힘들 때만 찾아오는 엄마를 부정하지 않고 아무말없이 늘 받아줄 뿐이다.


음악드라마를 제작 중인 정인은 출연 문제로 마찰을 빚는 남자배우에 대해 "본때를 보여주라"는 아버지의 말에, 드라마를 사전 제작하겠다는 깜짝 발표로 남자배우 측을 꼼짝 못하게 한다. 보통의 드라마였다면 정인은 폭력과 협박이란 수단을 사용하지 않았을까.


사랑조차 마찬가지다. 매리는 어른들의 강요에 못이겨 '100일 계약 연애'를 통해 오전엔 정인, 오후엔 무결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이런 황당한 상황 속에서도 이들의 사랑은 보통의 드라마처럼 급하지도 않고, 무모하지도 않다.


대신 함께 드라마 작업을 해나가거나, 같이 밥을 해먹는 소소함 속에서 서로를 발견하고 마음 문을 열어간다. 때문에 이들의 러브라인은 보는 이에 따라 답답할 정도로 진전이 없다. 그러나 그만큼 이들의 사랑은 가볍지 않고, 더 깊은 잔상을 안겨준다.


그러나 '매리는 외박중'의 순수함은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다른 드라마에 비해 극적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주인공들의 사랑스러운 매력도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시청률 면에서도 부진을 벗어나지 못한다.


흥미로운 점은 네 주인공이 함께 만들고 있는 음악드라마 '원더풀 데이즈' 역시 같은 처지라는 사실이다. 불륜, 복수, 신데렐라 스토리 등 자극적이고 천편일률적인 요즘 드라마와 달리 '원더풀 데이즈'는 인디밴드 이야기라는 '심심한' 소재를 고르는 바람에 방송 편성에서 외면받는다.


그러나 주인공들은 인디밴드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제대로 된 음악, 사전 제작 방식으로 시청률의 한계를 벗어나 성공을 위해 노력한다.


이처럼 긍정과 진심의 에너지로 현실을 넘어서려는 모습은 '매리는 외박 중'의 인물들은 물론, 드라마 자체가 꿈꾸는 모습이 아닐까.


'매리는 외박 중'이 지금의 모습을 지키면서 시청률면에서도 살아날 수 있기를 바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5일 방송에선 그동안 숨겨왔던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무결과 매리의 사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드라마의 극적 긴장감에도 한껏 탄력이 붙었다. 순수한 매력과 함께 때묻지 않은 사랑이 함께 공존하는 '매리는 외박 중'의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황용희 기자 hee2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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