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우리나라 이동통신 요금을 세계 주요 10개국과 비교한 '통신요금 코리아 인덱스'가 발표됐다.
한국은 이동통신 요금은 비교 대상 국가 중 비교적 저렴한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비교 대상 국가 대다수가 한국보다 국내총생산(GDP)이 높고 휴대폰 보조금 등의 추가 요금 할인 제도가 포함되지 않아 신뢰도는 의문스럽다.
통신요금 코리아 인덱스 개발협의회(위원장 이내찬, 한성대 교수)는 30일 '통신요금 코리아 인덱스' 조사 결과를 토대로 우리나라 휴대폰 요금이 OECD 11개 국가 중 3~5위 수준으로 저렴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물가를 기준으로 한 PPP(Purchasing Power Parities)환율을 적용해 얻어 냈다. 시장 환율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우리나라는 11개 국가 중 2번째로 싼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국가는 독일, 미국, 스웨덴,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프랑스, 호주, 한국 등 11개 국가다. 협의회는 국가 규모, IT산업 경쟁력, 이통시장 규모, 시장 경쟁 활성화 수준, 국민적 관심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당 국가를 선정했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 휴대폰 사용자의 요금 부담 규모는 비교 대상 10개국 평균 대비 PPP환율로 68.6~87.8%, 시장 환율로는 44.7%~55.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보다 절반 가까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방통위는 지난 해 10월 학계, 법조 및 회계 전문가, 시민단체, 연구소, 통신사업자, 정부 등 각계의 통신요금 전문가로 협의회를 구성해 통신요금 국제비교 기준을 마련했다. OECD와 일본 총무성, 메릴린치 증권 등에 의한 통신요금 국제비교의 경우 비교기준 및 방법이 달라 논란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협의회는 지난 1년간 해외 요금 비교 방법론을 연구하고 현재 휴대폰 요금 구조를 분석, 현지 조사를 거쳐 독자적인 통신요금 국제 비교 방법론을 개발했다.
협의회가 만든 방법론은 ▲음성요금(통화, SMS, 가입비) 기준, 데이터 미 포함 ▲조사 대상국은 11개로 한정 ▲1위 사업자의 후불요금제 비교 ▲실제 통화패턴(통화량 등) 적용해 최적 요금제(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요금제도) 비교 등이다.
협의회 이내찬 위원장은 "국내 이용자의 이용패턴을 분석해 이를 기초로 외국과 이동통신요금을 비교할 수 있는 지표로 코리아 인덱스를 만들었다"면서 "독자적인 통신요금 비교 방법론을 개발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는 신뢰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방통위도 요금 인하 및 통신사가 가상망이동통신사업자(MVNO)에게 망을 대여할때 고려하는 원가 기준으로는 참고 자료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협의회는 비교 대상 국가를 선정할때 우리나라보다 GDP가 낮거나 비슷한 나라는 아예 배제했다.
직접 비교한 요금체계도 소비자가 가장 합리적인 요금제를 선택해 사용한다는 점을 가정해 산출돼 논란이다. 소비자는 항상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휴대폰 보조금을 통해 이뤄지는 실질적인 요금 할인 혜택도 조사 대상에서는 빠졌다.
때문에 일각에선 단순히 이통사가 '우리나라 이동통신요금은 저렴한 수준'이라는 주장을 하기 위해 자의적인 조사를 단행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국과 우리나라의 이동통신 요금을 비교할 객관적인 지표로서 부족하다는 얘기다.
협의회 관계자는 "일부 미진한 부분은 인정하지만 이번 코리아 인덱스는 처음으로 독자적인 통신요금 비교 방법론을 개발했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면서 "향후 세미나 등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객관적 참고 지표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해외 기관과의 교류를 통해 요금 국제 비교 모델의 개선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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