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성훈 기자]"사실 어렵다. 그렇다고 피할 것이냐? 아니면 뚫고 갈것이냐? 결국 CEO의 결단에 달린 것이다"
LG유플러스의 수장인 이상철 부회장이 취임 1년을 한달여 앞둔 시점에서 밝힌 소회에는 전에없던 다부진 결의를 내비쳤다. 그만큼 현 통신판세가 만만하지 않다는 방증이자 3위 기업 CEO로서의 고충을 토로한 것이기도 하다.
LG유플러스는 29일 국내 통신사업자 최초로 100만개의 가입자 AP와 유선 와이파이존을 결합한 전국적 규모의 개방형 와이파이 네트워크(유플러스존)를 구축하고 이를 대외 개방하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날 간담회에 참석해 새로운 네트워크의 의미와 향후 전략을 직접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유플러스존은 네트워크 열세를 만회하고 경쟁사를 압도하는 국내 최대, 최고 속도의 무선망"이라며 "5000만 전국민이 자유롭고 저렴하게 각종 스마트 기기를 연결해 사용하는 서비스로 커버리지나 품질, 속도, 보안 등의 문제점이 해결된 차세대 네트워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부회장의 이날 발언은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가득차있었다. '탈통신' 서비스의 신기원이 될 네트워크를 확보했다는 등 마치 만년 3위를 벗어날 단초를 찾아낸 듯하다.
그는 특히 "디바이스의 경쟁력은 길어야 6~9개월이며 네트워크는 2~3년이 지나면 사실상 동등해지는 만큼 결국 콘텐츠와 서비스 싸움이 되어야한다"면서 "지난 1년의 화두는 '탈통신'이고 취임초기 20여개 프로젝트를 공언했는데 스마트폰 인터넷전화인 U+070이나 IPTV2.0서비스를 담은 U+TV, 이번 U+존 등이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상철호 LG유플러스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은 여전히 의구심에 가득차 있다. 특히 '스마트폰 빅뱅' 시대를 맞아 열세에 몰리는 등 LG유플러스를 둘러싼 통신판의 구도는 결코 녹록하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가입자가 적어 제조사들은 전략 스마트폰을 내주길 주저하고 재무구조의 열세로 보조금 경쟁도 쉽지않은 상황이다.
이를 의식한 듯 이 부회장은 "결국 어려움의 근본은 네트워크와 브랜드의 열세, 그리고 이에 따른 미비한 가입자의 악순환 구조 때문이며 솔직히 올 한해 이를 깨 뜨리기위해 노력했으나 쉽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또 "그동안 통신업계가 IT발전보다는 보조금으로 고객을 유인하고 서비스개발에 소홀한 게 오늘날 어려움을 만들어낸 것"이라면서 "당분간 가입자의 열세와 신규 투자에따른 재무적 부담으로 고전하겠지만 차별화된 서비스 창출을 위해 노력하다보면 반드시 해법이 나올 것"이라며 굳건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사실 꼴등의식을 버리고자 사명까지 바꾸고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파격적인 결합요금제를 내놓는 등 잇단 승부수를 던져온 그다.
최대 경쟁사인 KT의 전 대표이자 정보통신부 장관을 역임한 '통신 구루'(GURU)의 눈은 이미 격량의 내년을 향해있었다.
조성훈 기자 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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