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2~3홀에 1개씩, 웨지 3~4개월에 한번씩 교체, 아이언은 연간 2~3세트 사용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손은정 기자] 프로선수가 한 대회에서 사용하는 볼은 몇 개나 될까?
프로와 아마추어의 골프 소모품은 일단 양에서 엄청난 차이가 난다. 선수들은 연습량이 많고, 볼도 수시로 바꾼다. 스핀량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클럽을 비롯해 볼과 장갑, 골프화 등 사용 물량이 아마추어골퍼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교체 주기가 짧다. 요즈음은 의류도 비중이 높아져 매 라운드마다 서로 다른 콘셉트를 추구하는 경향이다.
▲ 볼, 2, 3홀에 1개 꼴= 선수들은 볼 1개로 보통 짧게는 2홀, 길어야 3홀을 넘지 않는다. 아마추어골퍼들은 아웃오브바운드(OB) 등 볼을 잃어버려야 새 볼을 쓰지만 선수들은 그린 주위에서 강력한 스핀을 거는 웨지 샷을 해도 볼이 크게 손상을 입는다. 비거리와 스핀, 퍼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바로 교체한다.
장갑도 적어도 5켤레 이상을 갖고 다니면서 수시로 바꿔 낀다. 골프화도 2켤레 이상이다. 라운드 후 땀에 젖은 신발을 말리기 위해서는 48시간이 필요하다. 다음날은 반드시 다른 골프화로 갈아 신어야 한다. 스파이크도 마찬가지다. 아쿠쉬네트코리아에서 운영하는 투어밴 통계에 따르면 선수들의 스파이크 교체 수는 대회당 1인 평균 3개꼴이라고 한다.
▲ 웨지는 3, 4개월에 한 번씩 교체= 클럽의 교체 주기는 웨지가 평균 3~ 4개월로 가장 짧다. 예민한 선수는 2개월에 한 번씩 교체하기도 한다. 선수들은 특히 웨지 연습량이 많아 그루부가 마모되는 시간이 짧다. 아이언은 보통 3개월에 한 번씩 그립부터 바꾼다. 드문 경우지만 매 라운드마다 그립을 바꾸는 선수도 있다고 한다.
아이언은 연간 2~ 3세트 정도다. 아예 모델을 바꿀 때는 겨울철 전지훈련 때부터 신형모델로 테스트에 들어간다. 훈련기간에는 사용횟수가 많기 때문에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새 제품으로 교체한다. 선수들이 사용하는 단조아이언은 치면 칠수록 페이스가 변형된다. 또 페이스에 이물질이 끼면 샷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한 시즌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교체한다.
드라이버도 한 시즌에 3~ 4개는 소모한다. 강준영 투어스테이지 투어팀 주임은 "선수들은 시합 중에 드라이버가 손상될 것을 우려해 똑같은 스펙으로 여유 드라이버를 만들어 놓기도 한다"면서 "코스와 날씨에 따라 다양한 구질과 탄도를 구사하기 위해 로프트 등 스펙에 약간씩 편차를 두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퍼터 역시 드라이버처럼 몇 종류를 갖고 다니면서 컨디션에 따라 고른다. 페이스에 흠집이 나면 심리적으로 불안해져 바로 교체 대상이 된다. 선수들은 경기 도중에도 무엇인가 이상을 느끼면 곧바로 투어밴을 찾는다. 투어밴이 선수들의 클럽 진단 및 수리를 위한 '앰블런스'인 셈이다. 강 주임은 "투어밴에는 라이와 로프트, 스윙 웨이트 변화 등을 위한 첨단 기기가 탑재돼 있다"고 덧붙였다.
▲ 매 라운드 색다른 의상= 의류도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소모품이다. 의류계약이 돼 있는 선수라면 보통 한 시즌에 100피스 이상을 지원받는다. 실력에 따라 지원받는 양도 다르다. 헤지스골프와 계약을 맺은 최나연(23ㆍSK텔레콤)은 연간 200피스다. 매 라운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옷을 선택하기에 충분한 양이다.
옷은 계절마다 연간 네 차례에 나눠 신상품으로 지급되고 코디네이션 가이드북이 함께 제공된다. 요즘은 서희경(24)과 김송희(22ㆍ이상 하이트)처럼 전담 스타일리스트가 따라붙기도 한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 선수들은 날씨와 기분에 따라 입는다. 먹는 소모품도 있다. 통계에 따르면 선수들이 라운드 당 마시는 생수는 6병, 바나나는 4개, 에너지바는 2개씩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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