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윤석민(KIA)이 진통제를 맞고 결승 마운드에 오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대표팀은 19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 베이스볼 필드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만과 결승전에서 9-3으로 승리했다. 이번 대회 5전 전승을 거두며 2002 부산대회 뒤로 8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대표팀을 우승으로 이끈 건 윤석민이었다. 5회 선발 류현진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아 5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대만타선을 봉쇄했다. 140km대의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의 조합이 주효했다. 이날 잡은 삼진은 무려 7개였다.
불운을 이겨낸 호투였다. 그는 이번 대회서 줄곧 악재에 시달렸다. 대만과 예선 첫 경기에서 중간계투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출전 선수 명단 누락으로 단 한 개의 공도 던지지 못한 채 강판됐다.
몸 상태도 정상이 아니었다. 그는 이날 경기 뒤 “등에 담이 와서 종일 마사지를 받아야 했다”며 “오늘 아침에도 진통제를 맞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악재를 극복하고 호투를 보인 것 같아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불운을 이겨낸 힘은 정신력이었다. 윤석민은 “팀 동료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이어 흥분한 목소리로 “금메달을 따서 후배들이 병역 면제를 받게 됐다. 너무 기분 좋다”며 언제 아팠냐는 듯 승리를 만끽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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