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황용희 연예패트롤]본격적인 역전 스토리 속 과제는?
MBC 새 월화드라마 '역전의 여왕'이 본격적인 '인생 역전' 스토리를 펼쳐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설득력있는 스토리와 캐릭터 대립 구도 확립이라는 두가지 과제를 안게 됐다.
이같은 상황이 비교적 잘 녹아진 9일 방송분의 시청률은 12.3%로 8일 방송분보다 무려 4.4%포인트 상승했다.
'역전의 여왕'은 과거 잘나가던 골드미스 황태희(김남주 분)와 우유부단한 신입사원 봉준수(정준호 분)가 결혼하면서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과정을 로맨틱 코미디 속에 녹아낸 작품.
특히 이들 부부 사이는 황태희의 라이벌이자 봉준수의 과거 연인 백여진(채정안 분), 봉준수와 군대 시절 악연이 있던 구용식(박시후 분)과 일과 사랑으로 얽히고 설키며 흥미로운 전개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4각 관계는 전작 '내조의 여왕'에서도 부각됐던 바 있다. 당시 온달수(오지호 분)-천지애(김남주 분) 커플과 허태준(윤상현 분)-은소현(선우선 분) 커플의 엇갈린 4각 관계는 시청자의 흥미를 끈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포멧이 아무리 인기를 얻었다지만 또 비슷한 포멧이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실직과 생활고 속에서 뒤틀어진 황태희 봉준수 부부 사이가 구용식 백여진과의 로맨스에 휘말리는 과정이 시청자에게 공감을 주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미화된 억지 불륜'에 그치며 막장 평가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역전의 여왕'의 근간을 이루는 줄거리는 로맨스가 아닌 황태희-한송이, 봉준수-구용식, 황태희-백여진, 구용식-한송이 등이 벌일 업무 경쟁이 주를 이뤄야 한다.
특히 직장내 치열한 성공 대결은 구용식·봉준수의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부각시킬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이같은 과정에서 이들과 황태희, 백여진 사이의 4각 로맨스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면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15일 방송된 9회에서 '역전의 여왕' 제작진의 노력이 엿보였다.
한송이와 구용식의 경쟁 구도 속에서 봉준수는 재입사의 기회를 잡았지만, 구용식의 부하 직원이자 아내인 황태희의 프로젝트를 훔쳐내는 스파이 역을 제안 받아 고민에 빠진다. 구용식 역시 한송이와의 경쟁심으로 자신이 이끄는 특별기획팀에 의욕을 보이기 시작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구용식과 황태희는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에게 조금씩 호감을 품고, 백여진은 아무리 발버둥쳐도 황태희를 넘지 못하는 자괴감 속에서 자신을 옆에서 챙겨주는 봉준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봉준수 역시 구박만하는 아내보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백여진에게 마음이 가기 시작한다.
더불어 아내에 대한 신의, 성공을 위한 야망, 옛 사랑에 대한 연민, 그리고 본래의 우유부단함이 뒤섞여 드러나는 봉준수의 입체적인 캐릭터는 전체 이야기와 인물간 갈등 구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봉준수의 캐릭터가 설득력을 갖지 못하고 단순히 ‘나쁜 놈’이 될 경우 전체적인 이야기 자체가 매력을 잃게 될 수도 있다.
시청자들 역시 "봉준수 역할이 좀 희한해진 듯하다", 불륜 관계의 부각으로 자칫 막장으로 가는건 아닐까"며 우려하면서도 "결말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진정한 '역전'의 여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역전의 여왕'이 설득력있는 극 전개와 이에 걸맞는 ‘즐거운 로맨스’를 보여주며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황용희 기자 he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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