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등급' 영암 서킷 '레이싱 메카'로 발전 가능성...미숙한 대회 운영에 '눈쌀'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지구촌 최대 스피드 축제 'F1(포뮬러원) 코리아 그랑프리(이하 영암F1)'가 전남 영암에서 사흘간의 열전을 끝으로 24일 폐막됐다. 이날 결승전에만 8만여명의 구름 관중이 몰리는 등 사흘간 16만명이 관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우리나라는 1988년 올림픽, 2002년 월드컵에 이어 2010년 F1 그랑프리 등 세계 3대 스포츠를 치러냄으로써 대한민국의 국가 위상도 한층 강화했다는 평가다.
◆공사 늦었지만 서킷 만족도 높아
전세계 TV 시청자 수가 184개국 6억명에 달하는 F1은 그 자체로 흥행성이 높은 이벤트인데다가 공교롭게도 올해는 '한국 방문의 해'라는 의미가 부여되면서 영암F1에 대한 관심이 일찌감치 증폭됐다.
하지만 시작은 불안했다. 서킷 공사가 당초 예정보다 늦춰지면서 대회 개최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F1 경기를 치르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서킷 검수도 몇 차례나 연기되는 등 위기를 겪었다. 다행히 개막을 10일 앞둔 지난 12일 서킷 검수가 극적으로 통과되면서 조직위측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위용을 드러낸 서킷에 대한 평가는 후했다. 최종 검수에서 영암 서킷은 가장 높은 등급인 'A'를 받았다. 23일 연습 경기를 치른 'F1의 황제' 미하엘 슈마허도 "영암 서킷이 매우 놀랍다. 특히 커브 구간이 만족스럽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포르쉐 인디아 소속의 아드리안 수틸도 "서킷에 대한 첫 인상이 매우 흥미롭다"고 높이 평가했다.
올해부터 7년간 치러지는 F1 그랑프리 외에도 이보다 한단계 낮은 F3도 영암 서킷에서 개최될 전망이다. 국내에는 3개의 서킷이 있지만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A등급은 영암 서킷이 유일한 만큼 영암이 국내 레이싱의 메카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F1을 통한 국내 자동차 산업 발전도 기대해볼 만하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F1을 통해 엔진, 바퀴 등 자동차 부품 기술이 크게 발전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자동차 스포츠의 저변이 확대되고 이를 통해 자동차 기술도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회 운영 미숙에 '눈쌀'
영암F1은 첫 대회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여러 가지 숙제를 낳았다.
무엇보다 공사가 마무리되지 못한 채 경기를 치른 것은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관람객들은 미처 공사가 끝나지 않은 통로를 통과하느라 불편을 겪어야 했다. 관람석 뒤편은 아직 공사 자재가 뒹구는 등 흉한 모습이었다. 경기장으로부터 2km 이상 떨어진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도보로 경기장에 입장해야 하는 관람객들은 안내 시스템 미비를 꼬집었다.
결승전을 관람한 김미화(29)씨는 "주차장에서 경기장까지 오는 길이 너무 멀어 노약자나 아이들이 힘들어했다"면서 "좌석 안내판도 충분치 않아 자리를 찾느라 애를 먹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주차장에서 경기장으로 관람객들을 실어나르는 셔틀 버스도 턱없이 모자라 관람객들은 수십분을 기다려야 했다.
숙박시설도 모자라 F1 관계자들과 해외 관람객들은 빈 방을 찾느라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겨우 방을 구했더라도 쾌적하지 못한 환경은 불만을 샀고 바가지도 극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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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조직위가 관람객 동원을 위해 '자유이용권'을 남발하는 바람에 경기장 입장을 놓고 혼란이 벌어진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취재 지원 시스템도 개선이 요구된다. 취재진들이 기사를 작성하는 프레스룸은 인터넷 사용료가 3일간 5만원으로 비싼 데도 걸핏 하면 인터넷이 끊기는 등 ‘인터넷 강국’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공사가 지연되는 등 시작부터 여러 가지 난관에 부딪혔다"면서 "첫 대회에서 지적받은 문제를 서둘러 개선해 다음에는 보다 성공적인 행사를 치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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