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황장엽 사망.. 남에서는 슬픔 북에서는 반길일

시계아이콘01분 47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국제비서가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사망했다. 북한에서는 주체사상의 대부로, 남한으로 망명후에는 북권력 비판자로 활동해오던 그가 생을 마감했다.


정부 관계자는 11일 "황장엽씨의 사망이 자연사로 밝혀짐에 따라 크게 대북관계에 크게 우려될만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갑작스러운 죽음이 당황스럽지만 그의 사망이 가져올 대내외적 파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망명후 탈북자들의 정신적 지주로 활동해온 황전비서는 1923년 평안남도에서 태어나 김일성대와 모스크바대학 철학부에서 수학한 뒤 1952년 29세의 나이로 김일성대학에서 교단에 섰다. 1059년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을 역임한 뒤 39세 때인 1962년 김일성종합대 총장이 됐다. 그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거쳐 북한 권력 서열 13위까지 오르는 등 출세 가도를 달렸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도 인연이 깊다. 망명 전 그는 당시 후계자 신분이던 김위원장의 백두산 출생설을 퍼뜨리는 등 후계구도 구축과정에서 핵심역할을 담당했다. 김위원장이 김일성대학에 다닐 때 주체사상을 가르쳤던 황 전 비서는 선군사상과 함께 북한의 2대 통치 이데올로기 중 하나인 주체사상의 최고 이론가로 활동했다.

그러나 황전 비서는 수백만명이 굶어 죽는데도 1인 독재 유지에만 급급한 김정일과는 같은 길을 갈 수 없었다. 결국 그는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로 있던 1997년 2월 12일 베이징 주재 한국총영사관으로 망명으로 한다. 황전 비서는 망명당시 "인민이 굶어죽는데 무슨 사회주의인가"라고 말했다. 반면 그의 망명은 북한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북한측은 다음날 "상상할 수 없는 불가능한 일이며, 적에 의해 납치됐다"고 엉뚱한 주장을 폈다.


망명이후 그자 자유를 만끽한 것은 아니었다. '햇볕정책'을 내세운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동안 사실상 손발이 묶인채 지내야 했다. 황전비서는 자신의 '회고록'(2006년 10월)에서 햇볕정책에 대해 "적을 벗으로 보고 안심하게 되며 아픔을 잊어버리고 잠들게 하는 마취약이 과연 명약이라고 볼 수 있겠는가"라고 꼬집기도 했다. 황전 비서가 그토록 원했던 미국 방문은 망명 6년이 지난 2003년 10월에야 이뤄졌다. 자유로운 외국방문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2008년 들어서나 가능했다.


북한은 눈엣 가시였던 그를 그동안 줄곧 '암살대상자 1호'로 지목해왔다. 북한은 황전비서의 망명이후에도 "배신자.도전자들을 역사밖으로 쓸어버릴 것"이라고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망명 신청 5일후 김정일의 조카로 한국에 망명한 이한영씨는 북한 공작원에 의해 경기도 분당 자택에서 피격돼 사망하기도 했다.


북한에서는 그만큼 황장엽에 대한 모든 것을 지워버리고 싶은 인물이었다. 북한의 입장에서 황전 비서의 사망이 오히려 반길수도 있다는 평가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북한의 입장에서는 3대세습을 꼬집던 핵심인물이 사망해 내부적으로 반길만한 일"이라며 "문제는 국내 북한 민주화운동을 해온 분들이 구심점을 잃어 아쉽다"고 말했다. 유교수는 또 "활동이 자유로운 시점에 떠나 북한의 후계체계에 대해 영향력있는 지적을 누가 이어갈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송대성 세종연구소장은 "황 전비서의 사망원인이 자연사로 밝혀짐에 따라 남북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 정권에서의 대북기조는 크게 변할 것이 없으며 북한의 입장에서도 3대세습을 좀 더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는 기회"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황전 비서는 탈부자동지회, 북한민주화위원회 등의 탈북자 단체에서 활동하면서 강연과 방송을 통해 북한실상을 알리는데 힘써왔다. 또 대학생을 대상으로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안보강연을 부정기적으로 하고 대북 단파 라디오 자유북한방송에서 '황장엽 민주주의 강좌'란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황씨가 상임고문으로 있던 북한민주화네트워크는 10일 성명을 내고 "황씨는 북한민주화위원회라는 탈북자단체를 설립하는 등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데 앞장섰다"면서 "고인이 그토록 갈망한 민주화된 북녘 땅이 아닌, 분단의 현장 한켠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한게 된점에 애석함을 금할 길 없다"고 애도했다.




양낙규 기자 if@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