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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G20회의' 예고편 IMF-WB 연차총회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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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환율과 IMF 쿼터(지분·IMF에 대한 출자금)개혁.


세계 경제를 관통하는 두 가지 화두가 8일부터(한국시각) 10일까지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서 다뤄진다. 양쪽 모두 정치·경제적 휘발성이 큰데다 11월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패를 좌우할 만한 사안이어서 이번 회의를 서울 G20 정상회의의 예고편으로 읽는 시각이 많다.

환율 문제는 G2(미국과 중국)와 엔화 강세로 개입에 나선 일본 등 주요국간 힘겨루기 성격이 짙어 언론과 비공식 루트를 통해 오고갈 신경전과 설전(舌戰)이 관심거리다. 유럽을 중 심으로 한 선진국들이 기득권을 내놔야 해결될 수 있는 IMF 쿼터 개혁안은 이견이 만만치 않지만, 마감시한(서울 G20회의)을 코 앞에 두고 있어 조만간 방점을 찍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다르 기념관(DAR Constitution Hall)에서 열리는 개회식에 한국 대표로 참석해 IMF 개혁,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금융규제 선진화, 새로운 개발패러다임의 필요성 등을 강조할 계획이다. 윤 장관은 연차총회에 즈음해 열리는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와 G20 합동 조찬회의도 주재하게 된다. IMFC (International Monetary & Financial Committee)는 IMF의 24개 이사국의 대표로 구성되는 최고위급 기구다.

▶환율 신경전 팽팽


총회의 양대 축 중 하나가 될 환율 문제는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예견돼온 이슈다. 경기가 충분히 덥혀지지 않았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통화 가치가 오르면 수출에 직격탄으로 작용하게 된다. 인위적인 평가 절하에 대한 유혹을 떨치기 어려운 이유다.


대표적인 게 일본의 사례다. 하반기 들어 경기둔화 우려가 높아지자 일본 정부는 지난 8월 추가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9월 들어서는 치솟는 엔화 환율을 잡기 위해 약 2조엔 규모의 시장개입을 단행했다. '환율조작국'이라는 비판을 무릅쓰면서라도 2분기 이후 점차 더뎌지는 성장세와(전기비연률 1.5%), 엔화 강세에 따른 수출 둔화, 소 비위축에 대응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해서다.


브라질 등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도 적극적인 시장 개입을 예고하고 나섰다. 기도 만테가 브라지 재무부 장관은 "환율전쟁이 시작됐다"며 "헤알화 가치 절상을 막기 위해 달러를 사들일 것"이라고 공언했다.


미국은 한 발 더 나아가 무역수지 적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중국의 위원화 가치를 높이라고 압박하는 중이다. 환율 문제에서 비롯된 양국의 신경전은 지난 달 급기야 무역전쟁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여 세계를 긴장시켰다.


9월 16일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상원 금융위원회에서 "중국의 위안화 절상 속도가 느리고 인상 폭도 제한돼 있다"며 "서울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중국의 무역 관행과 위안화 환율 시스템 개혁을 위한 지지세력을 모으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후 G2(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고조됐다. 9월 26일 중국이 미국산 닭고기에 최고 50.3∼105.4%의 반덤핑 관세를 물리기로 하자 이튿날인 27일에는 미 상무부가 중국산 동(銅)파이프에 최고 61%의 반덤핑 관세를 매기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오래 전부터 조사해온 사안의 결과를 발표하는 형식을 빌렸지만, 환율 문제로 날을 세우고 있는 와중 나온 조치여서 무역보복의 냄새가 짙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상황은 이후 더욱 꼬여가고 있다. 지난 달 29일 미 하원은 급기야 '공정무역을 위한 환율개혁법안'을 통과시켜 중국을 정조준했다. 중국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BBC는 7 일 "브뤼셀을 방문 중인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6일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과의 정상회담에서 위안화 절상 요구에 거부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는 한 달 남은 서울 G20 정상회의를 모양새 좋게 마무리하려는 한국에게 상당한 부담이 된다. 한국 정부는 11월 서울 G20 회의가 금융위기 종식과 새로운 도약을 선포하는 자리가 되기를 희망하지만, 이대로 가다간 서울이 자칫 환율전쟁터로 장소만 빌려주고 끝날 수도 있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이 추석 연휴 G20회의 의제 조율을 위한 순방 중 "서울 G20 회의에서 특정 국가의 환율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언급한 배경이다.


하지만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 총재는 9월 28일 워싱턴 IMF 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연차총회와 11월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환율 문제를 반드시 다루겠다는 뜻을 거듭 확인했다.


분위기가 이렇게 흘러가자 이명박 대통령은 '환율문제 정면돌파'로 좌표를 트는듯한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7일(한국시각)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는 환율 문제부터 여러 가지 국제 공조를 해야 할 게 많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세계적 기업의 최고경영자 (CEO) 및 경제전문가로 구성된 서울국제경제자문단(SIBAC)과 청와대에서 만나 "세계경제가 아직도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걱정스러운 점도 많이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세계가 서로 공조를 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서울 G20 정상회의 때 위안화 절상 문제 등 환율 이슈를 피해가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돼 환율 문제를 보는 한국 정부의 시선이 공세적으로 변했음을 엿보게 한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자 사설에서 "환율을 둘러싼 국가 간 갈등이 서울 G20정상회의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의장국인 한국은 시장개입으로 불편한 논쟁에 휘말리지 않는 신중한 행보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IMF쿼터, 누가 양보할까


또 하나의 숙제인 IMF 쿼터·지배구조 개혁은 금융위기 원년인 2008년 11월 워싱턴 정상회의 때부터 논의돼왔다. IMF의 쿼터와 지배구조에 회원국들, 특히 신흥국의 달라진 경제 위상이 반영돼야 한다는 고민에서 출발한 이슈다. 2004년을 기점으로 세계 경제에서 신흥국과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가 차지하는 비중 (GDP)이 급증했는데 도 IMF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시발점이다.


현재 IMF의 쿼터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는 미국(1위·17.7%)이다. 일본(2위·6.56%)과 독일(3위· 6.11%), 프랑스(4위·4.51%) 등이 이어 높은 비중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는 중국과 신흥국들의 쿼터가 얼마나 늘어나게 될지가 관심사다. 예상처럼 중국의 쿼터가 3위까지 늘어나고 한국 등 신흥국의 지분이 크게 확대될 것인지 이목이 쏠린다. 바꿔 말하면 종전에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던 나라들이 양보해야 매듭을 지을 수 있는 문제다.


유럽연합(EU)은 앞서 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 재무장관회의에서 IMF 이사회에서 행사하는 EU의 의결권 8, 9개 가운데 2개 정도를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에 양보하기로 합의한 내용을 이번 연차총회에서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고민은 남는다. IMF 지분 일부를 신흥국으로 넘기는 문제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합의를 봤지만 세부 사항에선 이견이 적지 않다.


G20 정상들은 앞서 쿼터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2009년 4월 런던 회의에서 IMF의 쿼터·지배구조 개혁 시한을 2013년 1월에서 2011년 1월로 앞당겼고, 그 해 9월 피츠버그 회의를 통해 'IMF 쿼터 의 최소 5%를 과다대표국에서 과소대표국(신흥국)으로 이전하자'는 데까지 합의를 봤다.


올해 4월 워싱턴에서 열린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선 일정이 더 앞당겨졌다. 당초 내년 1월 1일이던 IMF 쿼터·지배구조 개혁 시한을 두 달 당겨 11월 서울 정상 회의까지로 잡았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서울 G20 정상회의가 거둔 큰 성과로 남겠지만, 낙관하긴 이르다.


단적인 예가 '과다대표국'과 '과소대표국'에 대한 정의다. 피츠버그 회의 정상선언문은 "강력한 신흥 시장과 개발도상국(dynamic emerging markets and developing countries)으로 쿼터가 이전돼야 한다"는 문구와 "과다대표국(over-repregented)'에서 '과소대표국(under-repregented)으로 쿼터가 이전돼야 한다"는 표현을 함께 썼다 . 해석에 따라 선진국 가운데 과소대표국, 경제력 대비 과다 쿼터를 갖고 있는 신흥국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더욱이 양보를 공언한 EU 내에서도 IMF 쿼터 개혁으로 국제 금융질서의 중심축이 신흥국으로 기우는 데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서울 G20 정상회의 를 한 달여 앞둔 시점 이명박 대통령이 벨기에 브뤼셀에서(4일) 열린 8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정상들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건 이런 고민 때 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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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김용범 국제금융시스템개혁국장은 "쿼터 개혁은 가장 관심이 높고 상징성이 큰 데다 G20 비회원국들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제여서 기득권을 가진 쪽에서 양보를 얻어내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EU내에서도 쿼터를 그대로 가져갈 수 있는 국가들과 양보를 종용받고 있는 나라들 사이의 치열한 눈치보기가 벌어지고 있지만, G20 정상들이 약 속한 일 가운데 그동안 지켜지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며 "반드시 시한 내에 쿼터 개혁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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