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한일FTA 노력해서 풀자"
[브뤼셀=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참석차 벨기에를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간 나오토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도서반환 등 양국 현안에 대한 일본 정부의 신속한 조치를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브뤼셀 콘라드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간 총리의) 지난 8.15 담화도 매우 긍정적으로 좋게 본다"면서 "일본이 이것을 행동으로 보일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배석했던 홍상표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국제사회에서 양국이 협력해야 할 과제가 많고 협력의 필요성도 더 강화되고 있다. 두 나라는 가치관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나라보다도 더 협력의 바탕이 되어 있다"면서 "(8.15 담화에 대한) 과감하고 신속한 후속조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홍 수석은 "간 총리가 담화 당시 도서반환 문제 등 몇가지 약속한 사안이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가급적이면 빠른 시일내에 일본 정부가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주기를 촉구하는 뜻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간 총리는 지난 8월10일 8.15 담화를 통해 "식민지배가 초래한 다대한 손해와 아픔에 대해 재차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표명한다"면서 조선왕실의궤 등 일본 궁내청 도서의 한국 반환을 약속했었다.
간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이 문제를 언급하기 전에 먼저 "도서의 양도가 빠른 시일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알려왔다.
이 대통령은 최근 발생한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 영토 분쟁 등 중·일 관계가 악화된 것과 관련해 이달말 베트남에서 열리는 'ASEAN(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을 간 총리에게 제안했다.
홍 수석은 "간 총리가 먼저 일·중 관계에 대해 간단하게 말했고 이 대통령은 '일·중간 분쟁은 동북아 안정과 평화에 영향을 주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이 문제를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두 나라가 노력하고 있는 점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언급했다.
간 총리는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체결을 위한 협력을 요청했고,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내년 한·미 FTA가 체결되면 이제 한국은 일본과 중국과만 FTA를 체결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서로 노력해 잘 풀어나가자"고 답했다.
간 총리는 이 대통령이 빠른 시일내 일본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고, 이 대통령은 "가급적 그렇게 하겠다"고 수락했다. 이 대통령의 방일은 양국이 실무 협의를 진행해 결정하기로 했으며, 내달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이후에 추진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북한문제와 관련해 "지금 북한의 권력세습 등 여러가지 상황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진정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6자회담은 핵 문제가 진정으로 해결된다는 전제하에서 열려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이 문제에 관해 한·중·일 3국이 계속 적극적으로 협력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브뤼셀=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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