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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몽구 회장 터미네이터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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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놀드 슈왈제네거 美 캘리포니아 주지사 면담
美 고속철도 사업 직접 챙겨
현지 사업 참여 건의 및 투자 등 경협 방안 논의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국 고속철도 사업을 따내기 위해 직접 나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 호텔에서 한국을 처음 방문한 아놀드 알로이스 슈왈제네거 미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단독 면담을 갖고 정부 인사들과 만나 한ㆍ미 간 고속철도 사업을 논의했다.


정 회장이 철도사업에 직접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유일의 철도차량 생산업체인 현대로템을 계열사로 두고 있으며, 현대로템은 고속철도인 KTX-1에 이어 독자 개발한 KTX산천(KTX-II)을 생산하고 있다. 정 회장은 자동차와 제철 못지 않게 현대로템에 관심을 갖고 사업을 챙겨왔으며, 덕분에 현대로템은 국내를 넘어 철도차량의 해외 수출에도 많은 성과를 올렸지만 정 회장이 직접 얼굴을 내민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번 캘리포니아 고속철도 사업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슈왈제네거 주지사는 오는 2012년부터 총 사업비 430억달러(49조8800억원, 원ㆍ달러 1160원 기준)의 규모의 미국 캘리포니아 고속철도 사업을 개시한다는 방침에 따라 고속철도 노선 확정 및 사업자 선정 작업을 진행중이다. 현재 한국을 비롯해 일본, 벨기에 등 7개국이 사업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사업을 수주할 경우 정 회장은 미국 최초의 고속철도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돼 현대차의 위상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현대로템은 미국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지난 2006년 서부 남가주교통국(SCRRA) 이층객차 117량과 동부 남동교통국(SEPTA) 전동차 120량, 2008년 메사추세츠교통국(MBTA) 이층객차 75량에 이어 올 6월에는 덴버지역 교통국(RTD)에서 발주한 덴버 전동차 50량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번 고속철도 사업을 따내 메이저 철도 차량 공급업체로 입지를 다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 회장은 그룹 차원에서 이날 면담에서 논의할 내용을 확실히 준비하라고 지시를 내렸으며, 현대로템은 노사가 단체협상을 잠시 미룰 만큼 총력을 쏟았다. 이렇게 만든 사업안을 슈왈제네거 주지사에게 설명하는 한편 사업 수주시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슈왈제네거 주지사는 이번 한국 방문을 통해 대규모 투자 유치를 성사시킴으로써 자신의 연임은 물론 고속철도 사업의 추진도 이뤄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슈왈제네거 주지사는 지난 14일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만난데 이어 15일 오전에는 한국무역협회 초청 조찬 간담회에 참석해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조기 비준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슈왈제네거 주지사는 정 회장과의 면담 후 이날 KTX산천을 시승한 뒤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해 사업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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