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박지성 기자]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 릴레이가 다시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이달 들어서만 1조원 가까이 빠져나갔다. 여름 비수기인 지난 7~8월 두달동안에는 국내외 합쳐 4조7000억원 이상 자금이 유출됐다.
특히 10일 코스피지수가 장중 1800선을 돌파하면서 향후 국내주식형 펀드 환매는 더욱 거세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그러나 이같은 환매 열풍에도 외국계 운용사들의 약진은 눈에 띈다. 해외주식형펀드를 주로 판매했던 외국사들은 국내형으로 전환한 이후 차별화된 상품과 마케팅으로 톡톡한 수익을 거두며 자금을 유치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협회 및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9일 현재 지난 7월과 8월 두달간 국내ㆍ외주식형펀드는 총 4조7430억원의 자금이 빠졌다.
9월에도 이같은 환매세는 이어지면서 8일 기준 국내 주식형펀드(ETF제외)에서 2605억원 유출로 이달에만 총 9900억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거센 환매 열풍에도 불구하고 일부 중소형사에는 오히려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7월과 8월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은 총 1511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알리안츠 기업가치향상 펀드의 수익률 호조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펀드는 지난 2006년 8월설정 이후 펀드의 누적수익률은 105.23%고 벤치마크(코스피200 90%+콜 10%) 대비 초과 수익률은 71.78%에 이른다. 최근 3년간 수익률 기준 펀드 순위 상위 1%에 포함되는 성적이다.
이어 PCA투신운용이 1034억원, 교보악사운용 303억원, 트러스톤운용 207억원 등 자금유입 상위권을 외국계 운용사들이 싹쓸이했다.
해외주식형도 상황은 마찬가지. PCA와 블랙록운용이 각각 619억원과 82억원으로 자금유입 1.2위를 차지했다.
반면 국내 명가인 미래에셋운용은 같은 기간 국내외펀드에서 -2조1625억원으로 가장 많은 자금이 빠졌다. KTB와 신영운용이 국내펀드에서 각각 -2181억원, -2029억원이 환매한 상태다.
이처럼 대량 펀드 환매 움직임 속에서도 외국계 중소형운용사들은 수익률 호조로 뭉칫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은 운용에 장점이 있는 해외펀드에 주력하고 국내 펀드는 상대적으로 등한시했지만 해외펀드의 수익률이 부진하자 고육책으로 국내 펀드를 통해 돌파구를 찾은 점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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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업계 관계자는 "환매열풍과 세제 혜택이 사라진 이후 외국사들이 국내펀드로 눈을 돌리면서 마케팅과 수익률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펀드애널리스트는 "최근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자금 유출규모가 큰 것은 2~3년 전 이들이 팔았던 적립식 펀드 만기 대부분이 다시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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