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박종규 기자]장진 감독의 영화 ‘퀴즈왕’이 다양한 볼거리를 앞세워 추석 흥행을 노린다.
지난 6일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에서 영화 ‘퀴즈왕’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른바 ‘장진 사단’을 비롯한 여러 배우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작품인 만큼 볼거리가 풍성했다.
영화 ‘퀴즈왕’은 방송 이래 단 한 번도 우승자가 나오지 않은 133억짜리 퀴즈쇼의 마지막 정답만 알게 된 상식제로 15인의 NO브레인 배틀을 그린 코미디물이다.
이날 공개된 ‘퀴즈왕’의 강점 가운데 첫 번째는 장진 감독의 연출력이었다. ‘장진표 코미디’의 화법이 여전히 빛났다. 여러 명의 주인공들이 퀴즈쇼에 참가하게 된 과정을 재치 있게 그려 이해도를 높인 것.
흥신소 직원, 우울증에 빠진 사람들, 중국음식 배달부 등이 한 자리에 모인다는 설정에서 장진의 기발함이 돋보였다. 하지만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 데 따른 한계도 드러났다. 각각의 캐릭터를 확립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 관객에 따라서는 다소 지루하게 보일 수도 있다.
또 하나의 강점은 김수로의 자유로운 연기였다. 전과 6범의 해결사 역을 맡은 그는 거침없는 언행으로 폭소를 자아냈다. 그에게 시선이 집중될 때마다 애드리브의 진수를 보여주기도 했다.
‘집단 캐릭터’를 앞세운 장진의 의도대로 거의 모든 배우들이 웃음 포인트를 창조했다. 도박에 능한 류승룡, 불량한 철가방 류덕환, 무뚝뚝한 여고생 심은경의 활약은 극 전체를 지배했다. 비교적 비중이 적었던 정재영, 임원희, 신하균, 이한위, 김병옥 등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영화 중반부터는 예상치 못한 음모가 밝혀지며 흥미를 더했다. 그것은 극적인 막판 반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단순하게 웃고 즐기는 수준에서 벗어나 긴장감을 가지고 결과를 지켜볼 수 있게 했다.
‘퀴즈왕’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장면까지 제공했다. 전반부에 캐릭터를 확립한 덕분에 충분히 공감을 이끌어 낼만했다. 지난 2008년 국내에 개봉되어 인기를 끌었던 ‘슬럼독 밀리어네어’에서와 같이 퀴즈쇼에서도 진한 눈물이 묻어났다.
‘퀴즈왕’은 결코 가벼운 코미디에 그치지 않는다. 추석을 맞아 온 가족이 즐길 만한 조건을 충분히 갖췄다. ‘추석에는 코미디’라는 공식이 흥행으로 이어질 지 관심을 모은다.
스포츠투데이 박종규 기자 gl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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