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블루'와 켠다는 '온' 합성어..전기차 개발 본격 시동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내부 공모를 통해 국산 1호 고속전기차를 '블루온'으로 이름짓고 정몽구 회장에게 보고를 마친 후 최종 확정했다.
현대차는 '블루온'이라는 이름을 매우 심사숙고해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다양한 의미를 나타내는 가장 함축적인 단어라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대차의 친환경을 지칭하는 단어인 '블루'와 켠다는 '온(on)'을 결합했다.
오는 9일 출시 예정인 30대의 고속전기차는 지식경제부, 환경부, 국토해양부 등 관련 부처에 시범 보급될 예정이다.
블루온은 i10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는데, 50㎾ 교류 인덕션모터에 SK에너지의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가 탑재됐다. 이 차량은 급속 충전에 30분, 완전 충전까지 7시간이 걸린다. 한번 충전에 160km를 달릴 수 있으며 시속 또한 최고 130km까지 낼 수 있어 기존 전기차와 차원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는 이번 고속전기차 개발이 전기차에 소홀한 게 아니냐는 세간의 인식을 없애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고속전기차 개발이 정부차원의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투자금액 300억원 가운데 90%인 270억원 이상을 현대차가 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난제였던 충전 문제도 한전 측과 개발을 마무리했다. 이론적으로는 각 가정에서 충전할 수 있는 플러그인(Plug in) 형태로 사용이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전기 소모가 지나쳐 가정에서 충전하기가 쉽지 않다.
한전은 최근 전용 충전 장치 개발을 완료하고 지경부 등 전기차가 시범 보급될 공공기관에 이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현대차 오너도 힘을 실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출시가 임박한 시점인 지난달 말, 남양연구소에서 i10 전기차를 시승하는 등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양산 전기차 보급은 현대차가 전기차를 홀대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현대차는 이번 고속전기차 보급을 계기로 양산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내년에 300대를 판매할 방침인데, 계획이 실현되면 현대차는 일본 미쯔비시의 아이미브에 이어 세계 2번째로 고속전기차를 양산하는 기업이 된다.
최일권 기자 igcho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