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 '워크맨'의 시대를 기억하는지? MP3플레이어가 탄생하기 수년 전, 가장 놀라운 오디오의 혁신은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였다. 소니가 '워크맨'이라는 상품을 히트시키면서 워크맨은 휴대용 카세트플레이어를 총칭하는 대명사로 자리잡는다. 지금은 누구나 mp3에 수천곡의 파일을 넣어 다니지만, 워크맨은 120분짜리 테이프를틀어 주는 기계였다. 원하는 음악을 들으려면 앞뒤로 빨리감기를 되풀이하는 수고를 치러야 한다.
이제는 기억나지도 않는 워크맨의 시대를 추억하는 사이트가 있다. 워크맨 박물관(http://pocketcalculatorshow.com/walkman/)이다.
워크맨 박물관은 워크맨을 수집 대상으로 생각하는 마니아들에게 제품의 정보와 역사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워크맨의 탄생을 비롯해 1979년부터 1989년까지 10년간의 황금기 동안 나온 제품들의 사진과 기능을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워크맨의 소멸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에게 워크맨 박물관은 과거의 영광을 추억하는 곳이다. 짧은 전성기를 누리고 역사의 뒤안길로 저물어간 워크맨들이 이 곳에 모여 있다. 메인 페이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모두 사라져버린 것은 아니다. 가장 좋은 것들이 여기 남았다. 영생이 허락되는 이 디지털 공간에 말이다."
워크맨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카테고리는 워크맨의 유래인 70년대의 붐박스부터 80년대 중후반 모두가 워크맨을 사려고 쇼핑몰로 달려가던 화려한 시절까지를 차근차근 설명한다. 당시 소니, 아이와, 도시바, 샤프 등 워크맨 제조에 주력했던 업체들은 25달러짜리 저렴한 모델부터 200달러짜리 '프로페셔널' 모델까지 여러 제품군을 운영했다. 관련 액세서리도 불티나게 팔렸다. 이어폰은 물론이고 워크맨을 연결해 들을 수 있는 스테레오 스피커가 등장했으며 안쪽에 워크맨을 넣어 다닐 수 있는 비닐 여행가방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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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은 워크맨의 종말을 예언한 해로 기록된다. 그 해 소니는 'D-50'이라고 불리는 이동식 CD플레이어를 내놓았다. 오디오 회사들은 곧 소니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워크맨은 서서히 인기를 잃어갔고 디지털의 시대가 도래했다. 워크맨을 너무나 사랑하는 이들은 워크맨의 역사를 비통하게 추억한다. 디지털에게 자리를 내 준 안타까운 10년 때문에 이 사이트를 만들었고 워크맨이라고 불리는 멋진 기기를 언제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이다.
각 브랜드별로 전설이 된 워크맨들을 살펴볼 수도 있다. 워크맨을 처음으로 만든 소니 카테고리를 클릭하면, 소니에게 감사를 보내는 코멘트와 함께 25년간의 소니 워크맨 제품들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 연도별로 출시된 제품들을 자세히 정리해놓은 것은 물론이고 광고 이미지들도 모아 놓았다. 워크맨 박물관은 집 어딘가에 쌓여 있는 먼지 낀 테이프들을 다시 한 번 들어보고 싶다면,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던 워크맨이 그리워진다면 꼭 한 번 찾아 볼 만한 사이트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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