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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태 사장 ‘마라톤 수주투어’ 나선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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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박 9일 일정 24억달러 계약·전체 목표의 24%·2만5000km 비행
“정치적 비리 의혹 관련 청문회 출석 회피위한 출장” 지적도


남상태 사장 ‘마라톤 수주투어’ 나선 까닭은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왼쪽)과 로저 하게네스 우드사이드 사장이 지난 26일 싱가포르 현지에서 에틸렌 운반선 건조 계약서에 서명을 한 뒤 악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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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24억3000만달러, 직선 거리로 2만5000km 비행, 올해 전체 목표의 24% 달성…'


얼핏 봐도 대단한 수치다. 스포츠에선 철인3종 경기를 연상케할 정도다. 그런데 이 수치는 단 한사람이 8박9일간 세운 기록이다.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마라톤 수주 투어'가 재계에 큰 화제를 낳고 있다.


남 사장은 지난 20일 한국을 떠나 8박9일의 일정으로 프랑스와 네덜란드, 싱가포르를 돌며 수주계약을 3건의 수주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28일 귀국했다. 8박9일의 짧은 시간동안 직선거리로 약2만5000km를 직접 날아서 거둔 실적이다. 올해 목표치인 100억달러 수주의 24%(24억3000만달러)를 불과 1주일새 끝냈다.


지난 23일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글로벌 에너지 업체인 토탈사와 18억1000만달러(2조1400억원) 규모의 초대형 부유식 원유 생산, 저장 및 하역설비(FPSO)를 수주했다. 다음날은 네덜란드로 날아가 해양 구조물 운송ㆍ설치 및 해체 전문 업체인 히레마(Heerema Offshore Services B.V.)사와 3억달러 규모의 해저파이프설치 작업선(Pipe-lay Vessel)을 수주 계약을 맺었다. 26일에는 싱가포르 우드사이드와 3억2000만달러 규모의 에틸렌 운반선 계약을 체결했다.


사실 남 사장은 선주와의 신뢰 강화를 위해 수주계약 때 직접 계약건을 챙기는 현장경영으로 정평이 난 인물이다. 지난 5월에도 미국을 방문해 주요 선주들을 만나 적극적인 경영활동을 펼쳤고, 6월에도 네달란드와 남미를 돌며 10억달러 규모의 수주실적을 거둔 바 있다.


그렇지만 남 사장은 종전 협상 실무진들에게 모든 업무를 맡기고 최종 계약식에만 참석한 관례를 깨고, 이번 마라톤 수주투어에선 모든 협상에 직접 관여하며 세심한 부분을 하나하나 챙겼다는 후문이다. 파리와 네덜란드, 싱가포르는 대우조선해양의 해외 지사가 없는 지역이라 남 사장은 호텔에서 모든 사안에 대해 실시간 보고를 받은 뒤 상황을 진두지휘 했다.


특히 싱가포르 우드사이드와의 해저파이프 설치 작업선 수주 계약식에서는 그가 직접 선주사 대표와 임직원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대우조선해양의 기술력과 건조 능력을 설명하는 한편, 향후 우드사이드와의 협력 관계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남 사장의 이번 수주투어가 특히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개각과 관련한 인사청문회 일정과 남 사장의 해외 출장 스케줄이 묘하게 겹쳤기 때문이다. 남사장은 지난 23일 이뤄졌던 이재오 특임장관의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국회운영위원회에 출석 요구를 받았다. 그러나 남 사장은 해외 수주 일정을 이유로 출석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수주를 위한 해외 출장을 떠났다.


결국 일각에선 "남 사장이 이미 수의 계약이 체결됐던 계약건을 굳이 직접 챙겨야할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 지 모르지만 정치적 의혹을 뒤로 하고 너무 거창하게 글로벌 경영을 보여준게 아니냐"며 전시성 행보에 의문을 드러냈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남 사장은 최근 불거진 비리 의혹과 관련해 청문회에 참석해 진실을 규명하고자 했으나 수년간 진행해온 FPSO와 첫 거래를 맺는 우드사이드 등 중요한 계약 일정 때문에 해외 출장길에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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