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지난 28일(현지시간) 캐나다의 한 도심에서 여성들이 가슴을 드러내는 이벤트가 벌어져 남성들 눈길이 집중됐다고.
이날 현지 일간 토론토 스타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남성들이 상반신을 드러낼 수 있는 장소라면 여성들도 거리낌 없이 가슴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고 촉구하기 위함이었다.
화창한 주말 오후 온타리오주 궬프 도심의 세인트조지 광장에서는 남성 50여 명이 행사가 시작되기만 기다렸다고.
이번 행사를 기획한 궬프 대학의 여학생 안드레아 크린클로와 린제이 웹이 먼저 가슴을 드러냈다. 부끄러웠는지 이들에 이어 상반신을 드러낸 여성은 그리 많지 않았다.
남성 구경꾼들 가운데 카메라를 들고 선글라스를 쓴 이들도 보였다. 웹은 눈요기하러 온 구경꾼들을 향해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크린클로가 “여성들에게 토플리스로 나설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 필요하다”며 “여성은 자신감을 갖고 남성은 지원자가 돼주고 모든 사람은 서로 존중해야 한다”고 말하자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늘 진 테이블 앞에 앉아 가슴을 드러내고 동참할까 말까 주저하던 신시아 브래그(64) 할머니는 카메라까지 들고 몰려든 남성들 때문에 끝내 동참하지 못했다.
브래그 할머니는 “마음이 불순하니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비난했다.
1996년 온타리오주 항소법원은 여성이 공공장소에 토플리스 차림으로 나서는 것을 합법화했다.
공공장소에서 가슴을 드러냈다 체포된 궬프 대학생 그웬 제이콥에 대한 1심 판결이 뒤집힌 것이다.
크린클로와 웹은 “캐나다 여성들이 공공장소에서 상반신을 노출할 수 있는 법적 자유는 확보했으나 ‘사회적 자유’는 아직 쟁취하지 못했다”며 “공공장소에서 여성의 가슴에 대한 대중의 민감한 반응이 누그러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피력했다.
크린클로는 “유럽처럼 여성들이 토플리스로 해변을 거닐거나 거리에서 롤러 블레이드를 타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여진다면 아주 멋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이브 음악 공연과 전문 보디 페인터의 도움으로 어색함이 서서히 누그러지자 더 많은 여성이 토플리스 행사에 참여했다.
이날 늦은 오후 수십 명의 남녀가 웃통을 벗어 던진 채 서로 어울려 웃으며 춤췄다고.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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