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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김태호 인준 대립..정면충돌 '초읽기'

[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지연진 기자]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안 처리를 놓고 여야 간 일촉즉발 위기에 놓였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김 후보자의 인준 문제를 27일 본회의에서 매듭짓겠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 등 야당은 청문특위와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 처리를 적극 저지하기로 했다.


인사청문회가 끝난 이후 한나라당의 고민은 더욱 깊어가고 있다. 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오락가락 해명과 거짓 해명으로 '낙제점'을 받으면서 당내 '인준 불가' 여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는 일단 '김태호 구하기'로 입장을 정했다. 8·8개각의 '꽃'인 김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정권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27일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총리 임명동의안 처리에 대해 "예정대로 (본회의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형환 대변인도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야당이 본회의에 참석해 인준불가 입장을 밝히면 된다"며 표결 처리를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예정된 본회의에서 표결이 예정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국무총리 인사청문회특위에서 야당이 청문보고서가 채택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인데다, 한나라당 소속인 이경재 특위위원장도 단독 처리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 위원장은 "청문보고서는 야당의 반대 입장을 넣어 채택하면 되지만,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특위에서 처리하지 않아도 일정기간이 지나면 자동 본회의에 상정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에 대한 여론은 냉랭하다. 당 부설 여론조사기관인 여의도연구소가 전날 당 지도부에 보고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후보자를 비롯해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과 조현오 경찰총장 내정자에 대한 인준 반대 여론이 60~70%에 달했다.


정두언 최고위원 등 한나라당 의원 20여명 주최로 전날 열린 '이명박 정부 집권 후반기'를 주제로 한 정책토론회에서도 8·8개각과 청문회에서 나타난 인사난맥상에 대한 융단폭격이 쏟아졌다. 전날 여의도 한 호텔에서 비공개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당 지도부간 격론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서병수, 정두언 최고위원은 인준 반대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입장은 강경하다. '4+1'(위장전입, 부동산투기, 세금탈루, 병역기피+논문표절) 기준에 미흡한 입각 내정자 7명을 부적격 후보자로 분류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26일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30분 간 회동에서 "김태호 후보자 인준은 불가능하다"고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내대표는 또 27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7명 모두 낙마 대상자에 해당되지만 가장 중요한 김 후보자는 어떤 경우에도 양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의 국회 임명동의안 처리 저지를 위해 두 단계로 나눠 전략을 짜고 있다. 먼저 이날 오전에 예정된 국회 인사청문특위에서의 청문보고서 채택 거부가 1차 저지선이다. 경과보고서가 특위에서 통과되어야만 이날 오후에 예정된 본회의에서 국무총리 임명 동의안이 상정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저지하는데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민주당 청문특위 위원들은 전날 회의를 열고 보고서 채택 저지를 위해 퇴장하지 않기로 했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의 경우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들이 반대의견을 내고 항의 표시로 퇴장했던 것과 다른 방식으로 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청문특위에서 보고서 채택을 둘러싼 여야 간 정면충돌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나라당이 야권의 1차 저지선을 뚫고 단독으로 경과보고서 채택을 강행할 경우 본회의에서 동의안 표결 처리 저지가 마지막 관문이다. 민주당은 본회의 직전에 의원총회를 열어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할 예정이지만, 당내에서는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적극 저지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우세하다. 민주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어떤 일이 있어도 퇴장하는 방식으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본회의장 저지 방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 동의안 처리를 놓고 조현오 경찰청장,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철회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협상론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지난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세종시 총리'로 한계를 드러냈던 것처럼 김 후보자 역시 '거짓말 총리'로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3명 정도를 낙마시킬 경우 8·8 개각은 '누더기 개각'으로 평가를 받아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도 가속화 시킬 수 있다는 게 협상론을 주장하는 이들의 분석이다.


김달중 기자 dal@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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