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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위원장 "중국이냐 미국이냐".. 오늘 행보 결정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전용열차로 중국을 방문중인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7일 중국과 미국을 사이에 놓고 마음의 결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27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26일 지린(吉林) 시내의 우송(霧淞)호텔에 투숙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조율중인 안건의 중요도에 따라 오늘 행선지가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행보는 크게 세 가지로 예측된다.


중국과의 외교를 선택할 경우 지린을 출발해 창춘(長春)시 등 동북3성 일대 방문을 마친 뒤 선양(瀋陽)을 거쳐 베이징(北京)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면담을 기다리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선택할 경우에는 방중 때 왔던 길로 되돌아가 통화(通化)-지안(集安)을 거쳐 귀로에 오를 수 있다. 마지막 경우의 수는 김 위원장을 영접하기 위해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지린시를 방문해 면담을 갖고 북한으로 곧장 되돌아 갈 경우다.

김 위원장이 첫 번째 행로를 선택한다면 미국의 대북제재보다 중국과의 경제협력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때다. 이 경우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등 중국 수뇌부를 만나 면담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이미 지린성의 창춘에서 지린, 두만강 유역을 2020년까지 경제벨트로 이어 낙후지역인 동북3성의 중흥을 꾀하자는 이른바 '창ㆍ지ㆍ투(長吉圖) 개발 계획'을 추진중이고 이 계획의 핵심인 '동해 출항권'을 얻기위해 북한을 설득하고 있다 는 점에서 중국은 이번에 김 위원장을 창지투 개발현장으로 안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9월 초순 조선노동당 대표자회의를 앞두고 3남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서는 베이징행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에는 김정은 동행설까지 힘을 싣는다. 그동안 내달초 북한 조선노동당 대표자대회에서 김정은이 후계자 지위가 공식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은 계속 제기됐었다.


두 번째 김 위원장의 예상행로는 방중 때 왔던 길로 되돌아가 통화(通化)-지안(集安)을 거쳐 귀로에 오르는 것이다. 이 경우 카터 전 대통령을 직접 면담함으로써 미국의 체면을 세워주는 최상의 선택이다. 반대로 이 행로를 선택하지 않을 경우 카터 전 대통령은 미국내에서 '인질외교'에 또 당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일정 연장이 김정일 위원장의 면담을 위한 것인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김 위원장의 면담만 약속된다면 28일 귀국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대북전문가들은 어렵게 선택한 방중을 하루 만에 되돌아올 확률은 적다고 평가했다.


대북 소식통은 "카터는 북한이 지목해 초청한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며 "불러놓고 중국을 방문한 상황을 본다면 미국에 던지는 메세지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터가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자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보다 자신들만의 시나리오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달말 미국의 대북제재안이 확실해진 가운데 카터까지 만날 필요가 없다는 평가다.


세 번째 행로는 김 위원장을 영접하기 위해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지린시를 방문해 면담을 갖고 28일 북한으로 되돌아 경우다. 중국과 미국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행로인 셈이다. 김 위원장이 베이징을 방문할 경우 5일 가량 중국에 머물 것으로 보이나 베이징까지 가지 않을 경우 일정이 1∼3일로 단축된다.


김 위원장의 지난 5월초에 이어 석달만에 이뤄진 방문은 의례적 성격의 방문이 아닌 특수목적하에 추진된 방문이라는 평가다. 이에 목적달성을 확인만 한다면 카터 전 대통령을 만날 수도 있다. 미국의 대북제재 발표를 앞두고 굳이 자존심을 건들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중앙대 제성호 교수는 "김 위원장의 방중은 후계자 권력승계를 앞두고 경제적 지원과 6자회담진전 등 성과를 내 내부결속을 다지려는 의도에서 결정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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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대 김연수 교수도 "김 위원장의 건강이 악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건강문제로 인해 방중했기 보다는 6자회담과 후계자 승계문제로 직접 나설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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