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인수로 부채비율 늘어나자 유상증자-투자자산 매각 전환
[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지난 2005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임종욱 당시 대한전선 사장은 "이제 한우물만 파는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한우물만 파다가 망한 기업도 많다"고도 했다.
앞서 2002년 무주리조트, 2004년 쌍방울(현 트라이브랜즈)을 인수하며 인수합병(M&A) 시장을 경험했던 대한전선은 이 시점 이후 공격적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면서 M&A 시장의 큰손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불과 5년여 만에 그동안 사들였던 계열사 및 자산을 매각하는 등 쓸쓸하게 M&A시장에서 퇴장하고 있다. M&A 시장의 '블랙홀(사건지평선을 지나는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천체)'에서 '화이트홀(블랙홀과 반대 개념의 천체)'로 전락한 셈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06년 말 약 80%에 불과했던 대한전선의 부채비율은 2007년 명지건설(현 TEC건설), 금속압형제품 제조업체인 대명티엠에스 인수 등 공격적인 사업다각화로 인해 그해 말 180%까지 증가했다.
이후 2008년 알덱스를 인수해 남광토건, 온세텔레콤, 대경기계기술을 손에 넣으며 부채비율은 290%로 치솟았고, 지난해 말에는 350%까지 대폭 늘었다. 공격적인 M&A가 오히려 회사의 존재 자체를 위태롭게 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업체가 전선사업에 주력한 반면 대한전선은 사업다각화로 승부를 걸며 공격적인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며 "당시에는 시장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으나, 현재 대한전선이 위기에 빠진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한전선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6월 한국렌탈(2006년 2월 인수)을 415억원에 매각했으며, 7월에는 대한ST(2007년 1월 분사)를 600억원에, 8월에는 트라이브랜즈를 187억원에 매각하는 등 비주력 계열사를 시장에 내다팔았다. 또 올해 2월에는 세계 2위의 전선업체인 이탈리아의 프리즈미안 지분을 매각해 4000억원의 비용을 마련했으며, 4월에는 1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도 했다.
이후 대한전선은 지난달 초 손관호 대표이사 회장 체제가 출범한 후 선박용 전선전문업체인 티엠씨의 보유지분을 460억원에 매각하고, 캐나다 힐튼호텔 보유지분 870만주 전량을 매각해 262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등 투자자산을 매각해 700억원이 넘는 차입금 상환 비용을 마련했다.
아울러 대한전선은 조만간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증자에 성공하면 연내 목표로 세웠던 차입금 규모를 한번에 맞출 수 있게 된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최근 자산매각과 자본확충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재무개선 목표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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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 기자 bongo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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